했었던 이야기
오랜 시간 동안 동성애를 혐오했다.
오랜 시간 동안 유교 사상으로 자리 잡은 한국에서 자란 나는 자연스럽게 혐오했고,
어느 순간부터 혐오는 신념이 되어 동생애에 대한 불호는 나를 표현하는 방법 중 하나로 자리 잡았었다. 불호라고 명확한 신념이 있는 사람으로 비치는 게 좋았던가, 동성애 이야기가 나오면 당당하게 싫다 했다.
동성애에 대하여 그들이 자유로이 자유를 말하듯.
참 오래도 부정했다. 그러나 요즘 유행하는 이 세계 물 처럼 트럭이 달려들어 교통사고를 당하듯 그 사고는 시체만이 남아있다. 범인인 트럭 운전수는 지금의 아내, 그때의 여자친구. 연애를 하며 참 여러 이야기를 하는데 모든 사람이 같은 삶, 환경을 갖고 있지 않듯이 우리의 사고도 평행선을 달리는 부분들이 많았다. 그 평행선은 분노와 혐오로 가득한, 이해 불가능한 영역들이었다. 자칫 하면 그 평행선은 좁혀지지 않은 채 서로를 영원히 닿지 않는 곳으로 이끌기에 미지의 행성 마냥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했다. 그녀의 우주에 처음 발을 디뎠을 땐 호흡조차 힘든 느낌이었다. 다른 세상, 다른 공기, 새로운 것들. 그녀 역시 나의 미지에 발을 디뎠고, 역시 힘들어했다. 이윽고 그녀와 나는 서로 간에 익숙한 이야기나 하며 서로의 미지는 외면. 떠났다.
평행선을 달린 후 나의 미지에 대하여 많은 생각을 했다. 내 동성애에 대한 혐오와 불쾌의 시작은 어디서부터일까, 단순히 싫다고 해서 될 문제인가. 이것이 맞는 건가? 꽤 오랜 시간 고뇌 했다. 아아, 미지는 무지에서 온 것이었다. 나의 미지는 미지가 아닌 무지. 천천히 마주한 나의 미지의 세계는 불완전한 것들로 가득했다. 동성애에 대해 아는 게 별로 없는, 그저 사회가, 가까운 누군가가, 유명한 누군가가 혐오하는 것에 편승한 가짜 혐오였다. 다들 쉽게 던지는 돌을 보며 나도 던지고 내 안의 부정적인 감정을 배설했던 것 같다.
돌을 내려놓고 동성애에 대하여 찾아보았다. 내가 자료를 못 찾는 건지 만족할만한 자료가 안 나와서 그런지 참 정보가 부족했다. 그러나 찾을수록 가려운 부분도 늘어가며 불편하게 느꼈던 그곳들을 더 파고들었다. 역사 속 동성애와 생물학적, 진화론 관점으로의 동성애, 여러 토론, 나나 영롱 킴의 인터뷰 등 관련된 여러 것들을에 대하여 눈을 맞추다 보니 흙(혹은 변)으로 더럽혀진, 돌 던지던 내 손이 부끄러워졌었다.
" 지지야! 내려놔 얼른! "
아이가 더러운 걸 만지고 혼날 때 뒷바지에 손을 숨겨 닦듯이, 닦아보지만 딱히 지워지진 않는다.
나의 미지와 무지는 지지였다.
이제는 그 바지를 세탁기에 넣어 돌리려 한다. 아직 지난날의 지인, 타인에게 내뱉던 말들이 누군가 머릿속에 들 박혀있을 테지만.. 별 수 없다. 뽑고 다시 박아 넣어야지. 우 씨, 내 탓도 내 탓이지만 문득 세상과 주변을 탓해본다. 좀 알려주지. 이건 이런 거다, 저건 저런 거다. 다시 돌아보아도 동성애는 아직 너무 흐리다. 전에 비하면 많이 밝아졌으나.. 다른 이들을 미지와 무지에서 꺼내기에는 많이 부족하다 생각한다. 채식주의자에도 완전 비건, 달걀은 먹는 비건 등 종류가 나누어져 있듯이 동성애도 단순히 게이, 레즈비언이 아닌 굉장히 세분화할 수 있는데 정의된 자료를 쉬이 보긴 힘들다. 확실히 보통 영역이 아니긴 하다. 과거의 '나'같은 이들이 여전히 '지지'한 돌을 던져 대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아쉬울 따름이다. 그 분노나 불쾌함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나 그것들은 타인이 주는 것이 아닌 본인 내면에서 시작되었다 생각한다.
그렇다고 내가 동성애를 완전히 이해하고 있다 생각하진 않으며 그에 대하여 아직 궁금한 게 많다. 이해 못 하는 부분들도 많고. 그 트럭사고 이후로 동성애에 천천히 다가가보려 한다. 최근에는 트럭 운전수에게 서울 이태원에 있는 트랜스라는 클럽의 드랙퀸 공연을 보러 가자 했고 보고 왔다.
아내가 그렇게 신나 할 수 없더라.
공연을 보는 것도 보는 것이지만 아내와 나의 닿지 않았을 것만 같던 평행선이 어느새 각도가 기울어져
결국엔 만났음에 대한 기쁨이 녹아 있을 테다.
언젠가 나의 평행선 각도를 틀어주게 해 준 그에게 만나서 감사를 표하고 싶다.
샤라웃 투 나나 영롱 킴
(ENG SUB) 화려한 드랙의 세계, 나나영롱킴의 숨겨진 이야기 [스무스톡 #팟캐스트 EP 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