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도 아주 많이
술도 마시지 않은 남자들의 수다가 밤 12시를 넘어 계속 되는줄 꿈에도 몰랐다. 몰디브는 남자 셋이 모이면 접시 뿐 아니라 쟁반도 깨질판이다.
몰디브는 무슬림 국가이다. 또한 다른 무슬림 국가와 다르게 엄격히 알콜 음료 반입이 금지이다.
하지만 관광산업이 메인인 곳이라 리조트나 보트에서는 알콜 음료를 마실 수 있는 예외를 두었다.
이 말인 즉 수도 말레의 술집에 가도 진짜 술이 없다. 예를들어 맥주를 팔지만, 무알콜 맥주이다.
리조트의 경우, 스텝들을 위한 Bar 바 가 따로 있다. 내가 지냈던 아야다 리조트는 맥주가 미국달러로 2불, 와인 한잔에 3불, 진이나 꼬냑은 한잔에 3-5불정도 했다. 리조트에 손님으로 오신분들에 비하면 저렴한 편이다. 또한 간단한 피자나, 스낵, 커피등을 판매한다. 가끔은 과음을 해서 소란을 피우는 스텝들이 생겨 한명당 맥주 3병정도로 제안을 두었다. 조금은 웃픈 현실이다. 그래도 뭐 더 마실 사람은 다른 방법을 동원해 마시기는 하지만 말이다.
실은 밤이 되면 리조트섬에서 할일이 없다. 진짜 없다. 대부분 스텝바에서 술을 마시거나, 휴게소에서 커피나 차를 마시며 담배를 엄청 핀다. 섬에서의 일상은 단조롭다. 대중교통이 있어서 다른 섬에 외출을 쉽게 갈 수 있는것도 아니다. 무슨 이야기를 그렇게 하나 보면 뭐 Gossip 가쉽이 대부분이다. 어느곳이든지 사람사는것은 다 같은가보다.
그리고 대부분 이어폰을 귀에 꼽고 WIFI 가 잘 되는 곳에서 각자의 나라에 있는 가족들과 통화를 한다. 아주 길게~~ 특별할거 없지만, 함께 할 수 없으니 일상을 공유한는 것이다. 이 부분이 섬에서 지내는 단점이다. 몰디비언이건 외국인이건 다 같다.
새로운 직원이 섬에 들어오면 부서에 관계없이 관심을 받게 된다. '몰디브에서 일해봤냐?' 빠지지 않는 레파토리 질문이다. 없다고 하면 3시간 이상의 이야기 상대가 된다. 그렇다고 모든 몰디비언들이 그런건 아니지만, 대부분 아주 친절하게 설명해주며 호구 조사에 들어간다. 그런 그들이 순수하기도 하고, 참 재미있는 방법으로 자연스럽게 작업을 거는구나 싶다. 8년 살아보니 이제 다 보인다. 나이가 들어가서 그럴 수도 있겠구나 하하하~!
오늘도 일을 마치고, 변함없이 삼삼오오 모인 몰디비언들은 정치 얘기를 시작으로 가족, 친구, 넷플릭스, 서비스 차지 (월급의 한 부분) 등 다양한 주제로 12시가 넘어서까지 이야기 꽃을 피우겠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