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Yun Nov 27. 2022

몰디브 리조트에서 같이 살고 있는 꼬마친구들

3개국어는 기본입니다

리조트에 아이들이 산다구? 


좀 의야할 것이다. 나도 그랬다. 

리조트에서 지내고 얼마 지나서였을까? 터키에서온 음식료 메니져와 그의 와이프 그리고  딸아이가 리조트에 들어온것이다. 만으로 1살도 되지 않아 들어와 3년정도 살았으니 리조트의 웬만한 직원들보다 오래 지냈다. 


너무나 사랑스러운 꼬마친구 Lea 레아를 소개한다. 

프랑스 엄마와 터키 아빠 사이에서 태어난 아주 사랑스러운 여자 아이로 지금은 자연스럽게 3개국어를 구사한다. 엄마와 아빠가 대화할때는 서로의 언어로 원활한 대화는 어려워, 서로에게 제 2외국어인 영어로 하기 때문이다.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라는 질문에 둘다 만족할 답을 줄 수 있는 아이이다. 

엄마에겐 불어로 '엄마'라고 답하고

아빠에겐 터키쉬로 '아빠'라고 말 할수 있기 때문이다. 


인형같이 예쁜 외모로 리조트의 마스코트 역할을 한다. 누구나 만나면 반갑게 인사를 건내고, 사진을 찍자고 난리다. 아야다 리조트의 연애인이다. 하지만 이것도 부작용이 있다. 아이가 사진을 찍고 싶어 하지 않을 수도 있는데, 특히 동양에서 온 손님들은 아이를 너무 좋아해서 물어보지도 않고 사진을 찍으니 어느순간 아이가 손님들을 불편해 하기 시작했다. 한번쯤은 생각해볼 이슈인것 같다. 


한참 말을 배울때는 엄마와 지내는 시간이 많으니 불어를 가장 먼저 배우고, 리조트의 손님이나 직원들을 만날때는 자연스럽게 영어를 사용한다. 그리고 아빠는 바빠서 그런지 터키어를 가장 늦게 습득한듯 하다. 하지만, 1년에 한번정도 터키를 다녀오면 어느새 터키쉬가 늘어 있다고 한다. 나는 아직도 터키쉬는 생소해서 몇 단어와 문장밖에 모르는데 말이다. 



그리고 2명의 남자 아이로는 Mustapa 무스타파와 Onul 오눌이 있다. 

그러고 보니 몰디브에 국제 커플이 많은 편이다. 이것도 이들의 직업 특성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러고보니 해외에서 일을 한다는건 모국어 외에 영어는 물론 제 2외국어를 하는것이기도 하다. 특히 몰디브는 전세계에서 다양한 손님들이 오는 곳이므로 대부분이 제2 외국어를 2-3개정도 한다. 


리조트에서는 식당에서 식사가 제공되므로, 디저트로 나오는 과일이나 음료를 들고 나온다. 그러다 보니 가끔 휴가로 외부로 나가서 쇼핑을 하다보면 에피소드가 생긴다고 한다. 아이가 물건을 사야 하는 개념이 없으므로 슈퍼에서도 계산전에 음료를 마시거나 들고 나온다는 것이다. 아주 자연스럽게 하하하~! 


무스타파는 터키 아빠와 우즈베키스탄 엄마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로 아주 영리하다. 엄마가 러시아어, 터키쉬, 한국어 그리고 영어를 잘한다. 그러고 보니 엄마가 능력자였구나. 무스타파는 자연스럽게 터키쉬를 먼저 습득하고 러시아와 영어를 동시에 배우고 있다. 


오눌은 터키 아빠와 오만 엄마 사이에서 태어난 개구장이지만 아주 사랑스러운 아이이다. 이 커플은 아빠가 아들과 시간을 많이 보낸다. 잘은 모르겠지만, 아프리카 오만이란 나라는 아이를 엄마보다 아빠가 더 많이 케어하는것 같다. 그래서 그런지 터키쉬를 먼저 배우고, 아빠가 워낙 몰디비언 직원들과 친하다 보니 오눌은 특이하게도 현지어인 디베히를 익혀 몰디비언들과 소통을 한다. 리조트에서 아주 귀여움을 독차지 하는 편이다. 


리조트에도 유치원이 있다. 보통 12개월이상이면 9시부터 5시까지 아이를 맡기는 곳이 있다. 그리 다양하진 않지만 장난감도 있고, 일정한 시간 선생님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프로그램도 있다. 몰디브가 좋은것이 부모님도 아이를 맡기고, 자기만의 휴가를 보낼 수 있다는 점이다. 장점이자 단점은 유치원에서 만나는 친구들이 자주 바뀐다는 것이다. 정들만하면 떠나고 만나고 떠나고를 반복한다. 어찌보면 인생이 그런것이기도 한 것 같다. 


아쉽게도 리조트에서 모든 포지션이 원한다고 가족과 함께 살 수 있지는 않다. 

메니져 이상이 되면 조금 넓은 거실과 방이 있는 독립된 공간이 주어지고, 가족이 와서 지낼 수 있는 혜택이 주어진다. 이렇게 아름다운 몰디브지만, 가족과 떨어져서 일한다는게 참 어려운 일이다. 게다가 보통 직원들의 경우는 1년에 한번 유급휴가를 받을때 집에 가 가족들을 만나고 온다. 


그리고 아이가 유치원에 가야할 나이가 되면 자기 나라로 간다. 한마디로 기러기 엄마나 아빠가 되는것이다. 

가족같이 함께 지내다가 아이들이 리조트를 떠나면 한동안 리조트가 조용하다. 온기가 조금은 사라진 삭막한 느낌이랄까? 아이들은 우리에게 그런 온기를 주는 존재였나보다. 


이제 제법 아이들이 성장해서 보통 아이들같이 학교를 다니고 공부를 하고 있겠지 하면서 소식이 궁금하다.

섬에서는 자연스럽게 신발도 안신고 다녔는데, 그곳에서도 마치 신발을 벗고 다니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어찌보면 유년기를 이런 자연에서 보낸 경험도 훗날 그 아이들에게 큰 자산이 될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작가의 이전글 몰디브 남자들은 수다스럽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