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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un Mar 29. 2023

보리, 템플스테이 고양이

화엄사 템플스테이의 마스코드 보리~!


이름 : 고보리 (성은 고양이 고에 이름은 보리살타의 보리)

나이 : 6세 추정

성별 : 암컷

태어난 장소 : 템플스테이 마루 추정

템플스테이에서 지내게 된 계기 : 야생고양이로 지내다 우리 스님 신발안에 앉아서 밥달라고 기다렸다고 함

(똑똑하다는 생각이 듦)

좋아하는것 : 츄르 (고양이들이 좋아하는 젤리형태 간식), 해의 방향을 따라 마루에서 일광욕을 즐김. 저녁으로 사물연주를 들으며 명상하는 것을 좋아하는것 같음.

성격 : 아주 소심함. 자기 밥그릇에 밥을 줘도 다른 고양이나 새들에게 순위를 뺏기는 경우가 다반사임. 그래도 점점 나아지고 있음. 처음보는 손님과도 이마를 부비며 좋아하는 표현을 잘함. 개냥이 기질이 있음.

식사 : 유기농이나 참치나 닭고기 들어간거 주면 토함. 그냥 어렸을때부터 먹었던 일반 사료를 좋아함. 아마 성향이 베지테리언 인것 같음. 주변의 작은 소리에도 놀라 집중해서 밥을 잘 못먹어서 식사시간에 스님이나 팀장님이 앉아서 지켜봐줌. 고양이 집사가 여러명이다.

목욕 : 한달에 한번 차타고 순천까지 가서 미용하고 목욕시킴. 손님들과 가까이 지낸다고 스님이 신경을 많이 쓰심.


내 인생에 아직 동물과 함께 한적은 없었다.

다이빙을 할때도 기본적으로 브리핑을 할때는 특히 고래상어나 가오리를 볼때

나에겐 "그들은 우리를 스치거나 만질수 있어도 우리는 만지면 안됨" 으로 브리핑 하던 습관이 있던 터라 고양이나 강아지도 마찬가지였다. 보리는 나를 본적이 얼마 되지 않아서 나도 밥을 주는 사람중에 한명이라고 알게 된 순간이었을까 내 다리로 와서 머리를 데고 반바퀴정도 돈다. 처음에는 너무 이상한 느낌이었다. 뭐지? 머리가 가려운가 싶기도 하고, 나중에 알게된건데 밥달라는 얘기였다. 고양이를 오래 키운 친구가 그랬는데, 애정표현이라고...


여전히 보리를 나에게 다가갈수 있어도 나는 보리를 만지진 않는다. 아니 못한다. 근데 그게 공평한것 같다. 사람 손에 고양이에게 안좋은 바이러스가 있을수도 있고, 그 반대 일수도 있고.. 말을 못해서 그렇지 사람이 쓰다듬는게 좋지 않을때도 있을것 같다는 엉뚱한 생각이 든다. 그냥 내 생각이다. 실은 고양이는 등을 톡.톡 두둘겨주는걸 좋아한다고 한다.


템플스테이에 손님들이 계실때, 쏜살같이 나에게 달려올때가 있다. 이때 손님들은

"어머, 고양이가 강아지처럼 부르니 오네요."

나의 대답은 어쩔수 없이 "아~~ 네" 이다.

하지만 오해다. 보리는 부르면 오지 않는다. 배가 고파 밥을 먹고 싶을때 내가 사무실로 가는 걸 보고 달려오는것이다. 그녀의 이런 행동이 귀엽긴하다.


사찰에 와서 많은것을 배운다. 내 인생에 애완동물은 없었는데, 본의 아니게 고양이가 내 첫 애완동물이 되었다. 우리 건강하게 잘 지내보자.


"보리야, 스님이 가끔 스님방 앞에 쥐가 왔다갔다 한다는데, 본업에 충실할 수 없겠니?"

라는 아주아주 큰 꿈을 가져본다.


사랑스런 보리가 궁금하신 분은 템플스테이로 놀러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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