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궤적을 돌아보며 스스로에게 던진 그 깊고도 푸른 질문
'말글손'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려는 삶.
그 자체로 하나의 독특한 형식을 가진 예술작품 같길 바란다.
책상 앞에 앉아 문득 멈춰 섰습니다.
평생을 '말'로 나누고 '글'로 남기며 '손'으로 무언가를 만들어온 시간들이
창밖의 가로등 불빛 아래 겹쳐 보였습니다.
그러다 갑작스러운 질문 하나가 마음의 수면 위로 솟구쳤습니다.
"지금 내가 써 내려가고 있는 이 삶의 장르는 과연 무엇일까?"
우리는 서점에 가면 명확한 분류표를 마주합니다.
소설, 시, 에세이 같은 문학의 서가와 사회과학, 경제, 설명문 같은 비문학의 서가.
하지만 책장을 덮고 문 밖을 나서는 순간, 우리의 삶은 그 견고한 분류 체계를 비웃듯 뒤섞이기 시작합니다.
1. 때로는 문학의 숲을 거닙니다
만약 제 삶이 문학이라면, 아마도 그것은 '시(詩)'로 시작되었을 것입니다.
제가 스스로를 '시인(時人)', 즉 지금 이 순간 진심을 다하는 사람이라 명명했을 때,
제 삶은 이미 은유가 되었습니다.
짧은 문장 안에 긴 여운을 담아내는 <할 말만 합시다>의 정신은
군더더기를 덜어낸 시의 정수와 닮아 있습니다.
삶의 고통과 기쁨을 압축하여 타인의 가슴에 울림을 주는 것,
그것이 제 삶의 시적인 순간들입니다.
동시에 제 삶은 한 편의소설이기도 합니다.
창원과 마산이라는 구체적인 배경 속에서 '로컬 크리에이터'라는
주인공이 등장해 지역 공동체라는 서사를 써 내려갑니다.
때로는 갈등이 있고, 때로는 예상치 못한 반전이 일어나는
이 긴 호흡의 이야기는 장편 소설의 문법을 따릅니다.
어떤 날은 제 삶이 '희극(Comedy)' 같습니다.
사람들 속에서 레크리에이션을 주도하고, 웃음을 나누며,
비극조차 해학으로 승화시키는 순간들 때문입니다.
하지만 또 어떤 날은 이름 모를 이들의 아픔을 상담하고
사회복지의 현장을 누비며 비극(Tragedy)의 무게를 온몸으로 감내하기도 합니다.
비극이 있기에 희극이 빛나고, 희극이 있기에 비극을 견딜 수 있는,
제 삶은 어쩌면 이 모든 것이 뒤섞인 만화(Comics)처럼 역동적이고
경쾌한 상상력의 산물일지도 모릅니다.
2. 때로는 비문학의 거리를 걷습니다
그러나 서재를 벗어나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려 손을 뻗는 순간,
제 삶은 차가운 비문학의 얼굴을 합니다.
지역 소상공인들의 권익을 위해 목소리를 높이고
주민자치회장으로서 마을의 문제를 고민할 때,
제 삶은 논리적인 논설문이나 날카로운 사설이 됩니다.
주장은 명확해야 하고, 근거는 확실해야 하며, 목적은 정당해야 합니다.
감상에 젖어 있기보다 현실을 분석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제 모습은 영락없는 비문학의 문체입니다.
학지사심리검사연구소 인싸이트 창원지사장로서
아이들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해석상담을 진행할 때,
저는 세밀한 설명문이 됩니다.
한 사람의 내면을 객관적인 지표로 풀어내고,
성장의 방향을 안내하는 그 과정은 정확한 정보를 전달해야 하는
비문학적 성실함을 요구합니다.
누군가의 삶을 취재하고 기록하는 기사나 칼럼처럼,
저는 세상의 구석구석을 관찰하고 기록하는 관찰자의 시선으로 살아가기도 합니다.
3. 장르를 규정할 수 없는 '말글손'이라는 장르
문학과 비문학, 감성과 이성, 운문과 산문.
이 이분법적인 장르의 구분이 과연 제 삶을 온전히 담아낼 수 있을까요?
곰곰이 생각해보니 제 삶은 어느 한 칸의 서가에 꽂힐 수 없는
'하이브리드(Hybrid)' 장르입니다.
굳이 이름을 붙이자면 말글손이라는 이름의 새로운 장르가 아닐까 싶습니다.
말로 서로의 생각을 나눌 때는 뜨거운 강연록이 되고,
글로 나만의 생각을 남길 때는 깊은 에세이가 되며,
손으로 함께 사는 세상을 만들 때는 치열한 기획서가 되는 삶.
이것은 소설보다 극적이고, 논설문보다 논리적이며, 시보다 따뜻한
세상에 단 하나뿐인 장르입니다.
삶의 장르가 무엇인지 혼란스럽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제가 그만큼 다양한 모습으로 세상을 껴안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할 것입니다.
4. 당신의 장르는 무엇입니까?
여러분, 여러분의 삶은 지금 어떤 장르로 흐르고 있나요?
오늘 하루가 너무 힘들어 비극처럼 느껴졌다면,
내일은 그 비극을 발판 삼아 통쾌한 반전을 일궈내는
무협 소설의 주인공이 되어보십시오.
세상이 나를 정해진 규격의 설명문처럼 가두려 한다면,
자유로운 운율을 가진 시 한 편으로 탈주해 보십시오.
장르는 우리가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태도에 의해 결정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저는 오늘도 '말글손'의 정신으로 제 삶의 장르를 개척해 나갑니다.
때로는 인문학적 성찰의 문학으로,
때로는 문화예술 행사의 치밀한 비문학으로 말입니다.
분명한 것은, 어떤 장르든 그 바탕에는 진심(時人)이라는
잉크가 흘러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진심이 담긴 글은 장르를 불문하고 독자의 마음을 울리듯,
진심이 담긴 삶은 그 자체로 완벽한 하나의 장르가 됩니다.
오늘도 각자의 페이지에서 자신만의 장르를 써 내려가는 여러분을 응원합니다.
- 말글손 時人 장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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