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자신을 위한 마음 쓰다듬기와 하늘이 바라는 마음 쓰다듬기
2016년 12월 31일 늦은 저녁, 이선희 콘서트에 다녀왔다. 아내와 콘서트에 간 것이 이번이 처음이란 사실, 아니면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사실이 참 미안했다.
그리고 다음 날, 2017년의 붉은 해를 마음에 담기 위해 아침을 헤쳤다. 잠자고 있는 두 아들을 깨워 담아 싣고 고향을 향했다. 내 마음에 해 하나 담는 것은 고향의 마음을 담는 것처럼 다시 그 길로 돌아가고 싶었을 지도 모른다. 바닷가 어느 장소, 선동 둑방에 도달하기 전에 해는 벌써 떠 오른다. 십 분이 늦었다는 것이 아쉽다.
전봇대 위로 태양은 벌써 동그라미를 그리고 있다. 어둠이 남아있는 들판과 붉은 두 눈을 밝히는 신호등과 그 위로 가장 붉은 태양이 동그라미를 그리고 있다.
선동 둑방에 오르자 태양은 바다와 배와 산과 하늘과 구름 사이에서 제 자태를 뽐낸다. 태양이 없다면 생명은 없다는 그 과학적인 이야기를 넘어 우리는 그저 태양을 밝음과 희망의 상징으로 바라볼 뿐이다.
시시각각 변하는 태양의 모습, 바다의 모습, 산의 모습, 구름의 모습. 모든 것은 그렇게 시간과 공간에서 다르게 살아간다.
찰나가 영원이요, 영원이 찰나이다. 우리의 기억은 그렇게 찰나와 영원을 기억하지 못하는 착각 속에서 살아갈 지도 모른다.
카메라 렌즈를 조금 당기고 밀면서 전혀 다른 느낌의 자연이 눈에 들어온다. 제 아무리 잘난 카메라라도 내 눈을 대신할 수 없지만, 그래도 사진 기술이 조금 아쉬운 것은 사실이다.
햇살을 느끼며 내 자신을 위해 마음을 쓰다듬고, 타인을 위해 한번 더 마음을 쓰다듬어 본다. 그렇게 새해의 어느 순간도 다시는 오지 않은 길을 떠나 버렸다.
아름답다고 보는 것이 아니라, 아름답다고 믿는 것이 아름다움임을 이제는 잘 알게 되는 순간에
하늘은 내 마음을 품어 버렸다.
바닷가 외로이 앉아있는 왜가리(?) 한 마리가 추운 듯 몸을 움츠렸다. 물 속의 자신과 정작 본인은 구별할 수 있을까?
하늘을 나는 기러기(?)도 어디로 갈 지 아는 데 나는 어디로 갈 지 모르는 것을 보면, 자연은 사람보다 훨씬 위대하다는 사실을 다시 새긴다.
그리고 일월의 어느 날! 집으로 돌아가는 밤 하늘에는 달과 금성이 조화로이 자리를 잡았다. 마치 나와 내 마음 속 나처럼. 우리는 그렇게 서로 자리잡고 살아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