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해 하나 담아보기

나 자신을 위한 마음 쓰다듬기와 하늘이 바라는 마음 쓰다듬기

by 말글손

2016년 12월 31일 늦은 저녁, 이선희 콘서트에 다녀왔다. 아내와 콘서트에 간 것이 이번이 처음이란 사실, 아니면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사실이 참 미안했다.

IMG_2945.JPG

그리고 다음 날, 2017년의 붉은 해를 마음에 담기 위해 아침을 헤쳤다. 잠자고 있는 두 아들을 깨워 담아 싣고 고향을 향했다. 내 마음에 해 하나 담는 것은 고향의 마음을 담는 것처럼 다시 그 길로 돌아가고 싶었을 지도 모른다. 바닷가 어느 장소, 선동 둑방에 도달하기 전에 해는 벌써 떠 오른다. 십 분이 늦었다는 것이 아쉽다.

IMG_2948.JPG

전봇대 위로 태양은 벌써 동그라미를 그리고 있다. 어둠이 남아있는 들판과 붉은 두 눈을 밝히는 신호등과 그 위로 가장 붉은 태양이 동그라미를 그리고 있다.

IMG_2949.JPG

선동 둑방에 오르자 태양은 바다와 배와 산과 하늘과 구름 사이에서 제 자태를 뽐낸다. 태양이 없다면 생명은 없다는 그 과학적인 이야기를 넘어 우리는 그저 태양을 밝음과 희망의 상징으로 바라볼 뿐이다.

IMG_2950.JPG

시시각각 변하는 태양의 모습, 바다의 모습, 산의 모습, 구름의 모습. 모든 것은 그렇게 시간과 공간에서 다르게 살아간다.

IMG_2953.JPG

찰나가 영원이요, 영원이 찰나이다. 우리의 기억은 그렇게 찰나와 영원을 기억하지 못하는 착각 속에서 살아갈 지도 모른다.

IMG_2955.JPG

카메라 렌즈를 조금 당기고 밀면서 전혀 다른 느낌의 자연이 눈에 들어온다. 제 아무리 잘난 카메라라도 내 눈을 대신할 수 없지만, 그래도 사진 기술이 조금 아쉬운 것은 사실이다.

IMG_2962.JPG

햇살을 느끼며 내 자신을 위해 마음을 쓰다듬고, 타인을 위해 한번 더 마음을 쓰다듬어 본다. 그렇게 새해의 어느 순간도 다시는 오지 않은 길을 떠나 버렸다.

IMG_2966.JPG
IMG_2969.JPG

아름답다고 보는 것이 아니라, 아름답다고 믿는 것이 아름다움임을 이제는 잘 알게 되는 순간에

IMG_2973.JPG
IMG_2974.JPG

하늘은 내 마음을 품어 버렸다.

IMG_2976.JPG

바닷가 외로이 앉아있는 왜가리(?) 한 마리가 추운 듯 몸을 움츠렸다. 물 속의 자신과 정작 본인은 구별할 수 있을까?

IMG_2977.JPG
IMG_2980.JPG
IMG_2981.JPG
IMG_2982.JPG
IMG_2983.JPG
IMG_2984.JPG

하늘을 나는 기러기(?)도 어디로 갈 지 아는 데 나는 어디로 갈 지 모르는 것을 보면, 자연은 사람보다 훨씬 위대하다는 사실을 다시 새긴다.

IMG_2988.JPG
IMG_2990.JPG
IMG_2991.JPG

그리고 일월의 어느 날! 집으로 돌아가는 밤 하늘에는 달과 금성이 조화로이 자리를 잡았다. 마치 나와 내 마음 속 나처럼. 우리는 그렇게 서로 자리잡고 살아갈 것이다.


매거진의 이전글골목에서 만난 인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