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지도 못하면서 지껄이던 시대는 지나갔다 알면서도 지껄이던 시대도 지나갔다 알면서도 모르는 척 몰라도 모르는 척 그렇게 그대의 말이 좋다며 끄떡이는 시대가 도래했다 내 안의 나를 끄집어내지 않을 바에는 내 머리 속의 얄팍한 지식 따위를 꺼내는 그런 허망한 시대를 넘어섰다 그대의 공허한 외침은 모든 이들의 손아귀에서 놀아나고 있으니 이제 그대의 심장을 꺼내 들어라 붉게 피 끓는 그대의 심장이야 말로 이 시대의 진정한 노래가 될 것이다 아직도 펄떡이는 그대의 심장이야 말로 이 시대의 진정한 詩 가 될 것이다.
눈물처럼
긴 겨울이 오면 따뜻한 남쪽 나라에도 춥다고 난리가 난다 그 겨울의 아침이 추운 까닭은 아직 눈이 내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눈이 날리고 내리면 얼었던 마음도 녹아내릴 텐데 말이다 이불이라 말하기도 부끄러운 듯 솜털처럼 가벼운 그대가 세상을 덮을 때 세상은 잠시 웅크리며 잠에 빠진다 그대의 눈물이 흘러내리며 따뜻한 봄날이 다시 온다
책
책이라 말하기엔 종이 쪼가리를 모아 놓은 제법 뭉툭한 뭉치 하나라 말해도 될 법이다 굳이 책이라 불러야 직성이 풀리는 우리네 세상에서 우린 아직도 세상을 만만한 이분법적 사고로 나누어야만 인정을 받는다 그냥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인간의 합리적 이성이 이렇게 엉터리란 사실을 우리는 어쩌 믿고 살아야 하는가 사회에서 섞여 살아가기에 人間이라 부르는 이유는 아마도 우리는 온전한 자신의 세계를 인정하기 싫기 때문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