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다란 네모통 안에서
반창회가 있다. 고등학교 2,3학년을 7,8반이란 이름으로 보내고 나니 졸업 사진 찍을 땐 자기 반도 기억 못했다. 아무 반이나 가서 찍으면 졸업사진도 완성이었다. 굳이 두 반을 구분하지도 않던 기 친구들.
이제 25년이 지나서 또 만나러 간다.
물론 해마다 몇 번을 만나면서도 늘 오랜만에 보는 냥 반갑다.
은사님 두 분을 모시고 앉아 지난 이야기하면서 놀다보면 시간은 시위를 떠난 화살보다 빠르다.
남자들의 수다는 폭우보다 매섭다. 술잔이 기울어질 때마다 빗소리른 커진다. 한바탕 웃음이 거친 풍랑을 일으키고 나면 다시 태풍이 인다.
늘 그 모양이라 싶지만 늘 새로운 모습이다. 어제보다 조금 더 나아진 중년 아닌 중년의 친구들을 보노라면 세월은 가도 변치 않는 아이들의 마음이다.
그때보다 말은 무거워졌지만 행동은 여전하다. 얼굴도 여전하다. 마음도 여전하다. 변한 건 세상일 뿐 너와 난 그대로다.
한바탕 웃음이 지나고 나면 쓰린 속만 그 기억을 남길 것이다. 직행버스가 시내버스보다 빠른 이유는 쉬는 곳이 조금 줄었다는 것. 인생은 시내버스 정류장처럼 많으면 더 나은 듯하다.
직행버스는 목적지에도 빨리 데려다 주지만 종착지에도 빨리 가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