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봉우리에 올라 삶을 느낀다
다낭의 버거브로서에서 햄버거 하나로 출출한 배를 채우고 다음 이동지로 출발! 사진이 일부 혼선이 있다. 핸드폰과 카메라로 찍다 보니 뭐 그리 된다. 이런 것도 일일이 정리해서 올리려니 예사 일이 아니다.
여기는 마블 마운틴이라 불리는 오행상. 손오공이 갇혀 지냈다는 그곳이란다. 더운 날 걷기 싫어 엘리베이터 타고 올라가서 사진 한 장. 티켓 발부받다가 멍청하게 오천 동을 따로 계산했다. 한 명에 일만 오천 동인데, 무슨 기념사진을 뭐라 뭐라 하기에 오케이 했더니, 오천 동이 추가로 계산되었다. 아내가 웃었다. 나도 웃었다.
처음 들린 곳이다. 셀카질을 하다 보니 조금씩 느나 보다. 큰 아들과 함께. 절이 진짜로 예쁘다. 핸드폰 사진이 카메라보다 좀 낫나 싶다.
오행산 동굴 올라가는 길 목에서 셀카를 찍는데 아내가 불쑥 끼어든다. 뭐! 우짜겠노? 어머님은 올라가기 바쁘다. 꼭 이런 데 오시면 이리 서두르신다.
어머님과 아내는 너무 가파른 동굴 입구에 기다리라 하고 아이들과 오른 오행산 정산. 정훈이가 날렵하게 잘도 올라왔다. 덥긴 덥다. 동굴은 시원한데 예사 일이 아니다. 다음에 온다면 안 오르고 말리라. 에고, 힘들어. 전망은 좋다. 그래도 오길 잘했나 보다.
흔들리는 동굴. 카메라가 행여 다칠까 폰으로 몇 장 찍고, 기계는 넣어야 했다. 길이 예사 길이 아니다.
이 핸드폰 사진은 현지인이 찍길래 따라 하늘 구멍을 보고 찍어보았다. 아내는 자기를 끼워주지 않는다며 투정이다. 깜빡했다. 미안했다.
아무리 봐도 핸드폰 사진이 더 좋은 듯하다. 잘 찍지도 못하는 사진을 보노라면 카메라를 처분하고 싶다.
베트남 사람들에게도 오행산은 인기 관광지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관리하는 사람들도 계속 뭔가 일을 하고 계신다. 자연과 어울리는 삶의 모습이다.
이게 오행산 중에 제일 높은 산에 오르는 엘리베이터다.
다시 카메라 사진으로 돌아와, 오행산으로 가는 길에 셔터를 눌러댔다.
햄버거 하나로 친해진 기사님이 오행산 가는 길에 대리석으로 조각을 만들고 판매하는 현장에 둘러보라고 제안했다. 얻어걸리는 공짜 구경. 대리석 조각이 장난이 아니다. 진짜 솜씨가 대단하다.
자연과 부처와 예수와 온갖 신화 속 동물이 대리석으로 다시 탄생했다. 그저 입만 벌리고 말았다.
부자들은 이런 걸 보면서 살겠다 싶었다. 나도 부자가 되고 싶었다. 그냥.
천천히 작품을 둘러보면서 구경을 하는데 아내가 나오더니, 쫓아내더란다. 우습다. 물건 안 살 거면 나가라고 뭐라 뭐라 했다고 한다. 하긴 나도 귀찮겠다. 안 살 거면 나처럼 대충 둘러보고 판매원의 눈을 피해 도망쳐야 욕을 안 듣는다. 이런 게 쇼핑의 기술이다.
이제 다시 오행산 도착! 역시 절은 구석구석 산속에 숨어 뭔가 신비롭다. 이런데서 얼마나 살 수 있을까? 나는 꼭 일주일만 살면 심심할 것 같다. 나는 속세인이다.
역시 관광지 입구는 상인들의 몫이다. 이런 걸 보면 세상살이가 다 꼭 같다는 생각이다. 무어에 특별한 것이 있을까? 사람과 사람이 한 데 사는데 그게 그거지.
오행산 엘리베이터 안에서 바라본 산의 모습이다. 해안을 끼고 잘 발달된 도시 다낭. 열대지역이 다 그런가 모르겠지만, 집은 길 따라 길게 늘어서고, 집 뒤로는 논과 밭이 즐비하다. 베트남 다낭에는 산이 별로 없었다. 오행산이 인기 있는 이유라는 생각이. 물론 손오공도 한몫했겠지만.
오행산 주변으로는 주택이 밀집되어 있다. 주변에는 대리석이 많이 생산되어 대리석 제품이 유명한 가 보다. 내가 말이 안 통하니 눈으로 본 것만 남길뿐이다. 아쉽다. 역시 어딜 가더라도 이 제일 중요하다.
구름 낀 하늘과 그 아래 바다가 더우면서 시원하다. 우리나라 동해를 바라보는 느낌이다. 저 백사장은 다낭 어디쯤에서부터 호이안의 그 어디까지 쭈욱 있다고 한다. 세계 6대 해변이라 불리는 곳이라 하는데. 이건 참 좋다.
남는 게 사진은 확실하다. 뭐에 특별하겠냐 마는 우리에겐 특별한 것이 틀림없다.
절에 핀 연꽃이 우리네 연꽃과 너무나 꼭 같다. 부처의 자비가 온 세상에 내린 건지. 아니면 그냥 연꽃이 원래 그 생겨 먹은 건지 모르지만, 아름답다.
연꽃이 핀 작은 연못에는 역시나 분경이 멋있게 자리 잡고 있다. 문득 우리는 이런 자연을 정원 안으로 들여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눈만 돌리면 정원이 펼쳐진 세상이 더 좋지 않은가? 콘크리트 사각 벽에 갇힌 도시인에겐 필요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아직까지 난 없어도 괜찮겠다. 뭐, 있으면 더 좋겠지만 아직은 그럴 형편도 안되고.
탑이 멋있다. 언제 만들어진 지 알 수는 없지만 이런 동양적 아름다움이 서양인들에겐 멋진 추억거리가 될 것이다. 나도 이렇게 멋진데 저네들은 어떤 마음일까? 동양인의 섬세한 손 끝이 부럽겠지. 그런데 현대에는 왜 서양의 작가들이 더 인기를 누릴까? 아마 문화사대주의가 동양인의 사상에 스며들어서 그렇지 않을까?
단원 김홍도의 그림 한 점이 피카소의 그림보다 더 인기 없는 이유는 무얼까? 아마, 돈이란 괴물이 끼어들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물론 김홍도의 그림이 피카소보다 인기 없다는 것은 아니다. 오해는 마시라. 그냥 혼잣말일지도 모르니까.
지붕에 얹힌 상징물 하나도 나름의 아름다움을 갖추고 있다. 모두 의미도 다르리라. 이래서 역사는 기록이 필요하다. 하긴 우리나라 시험에 나오는 문학 작품 문제는 작가가 풀어도 틀린다는데, 무엇이 올바른 것이 있겠나만은. 그래도 처음 무엇인가를 창조한다면 당연히 이유와 목적과 의미가 있으리라.
부처의 형상은 늘 자애롭다. 예수의 고통스러운 형상과는 다르다. 아는 동생이 말하길, 예수는 자신의 형상을 남기지 마라고 했다는데 왜 우리는 굳이 예수를 힘들게 보아야 할까? - 이 말에도 교회나 성당을 다니는 분들이 오해를 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부처는 왜 눈을 감고 있을까? 험한 세상 보기 싫어서 일까? 아니면 눈 감아도 다 볼 수 있기 때문일까? 아니면 눈을 보이면 속내를 들킬까 봐 그럴까?
참고로 나는 모든 종교를 나쁘게 보지 않는다. 모든 사람은 믿음의 대상을 어디에 둘 지 다르기에. 나는 누굴까?
강이 많은 나라라 그런지 용도 많다. 가만 보면 서양 용은 날개가 있고, 동양 용은 날개가 없다. 그래도 둘 다 잘 날아다닌다. 이런들 어쩌리, 저런들 어쩌리. 용이 용 다우면 그만이지.
우리네 사찰과는 조금은 다른 이 곳의 묘한 분위기에 젖어본다. 장모님은 불전함에 돈을 작게 넣었다고 섭섭하시단다. 우리 돈 이백오십 원 드렸더니. 베트남 동은 단위가 너무 크다. 이렇게 큰돈을 만지다 보면 간이 커지겠다.^^
수많은 이들의 소원이 하늘로 올라가고 있다. 나는 조용히 마음으로만 빌어봤다. 뭐 별로 빌 것도 생각이 나지 않았다. 그냥 재미나게 살게 해 주세요.
향을 파는 할머니가 불쌍하다는 정훈이의 말에 향을 살 뻔했다. 그랬다간 아내에게 또 잔소리를 들었겠지. 돈을 헤프게 쓴다고. 현지인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단체로 견학을 온 모양이다. 가이드가 설명을 하는데 하나도 못 알아 들었다. 젠장! 소리가 들리면 뭐하나? 귓구멍이 멀쩡하면 뭐 하나?
아들은 향을 하나 사 주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운가 보다. 조금만 기다려라. 아부지 돈 많이 벌어서 가치 있게 써 보자.
마침 순간 포착이 좋았다. 한 분의 스님이 눈에 띈다. 아무도 없는 곳에 스님 한 분. 진짜 절 같다.
군데군데 부처가 자리 잡고 있다. 부처는 온 천지에 있다. 예수도, 마리아도 내가 있는 곳에 있다. 힘들게 찾아다닐 필요가 있겠나? 나에게 오시라고 하자. 이 분들은 차비도 안 드는데.
드디어 오행산의 동굴로 향한다. 가보지 않았기에 그냥 그런 동굴일 것이라 생각했다. 잠시 동굴 구경하고 오면 되겠지.
먼저 올라간 녀석. 녀석은 언제나 말보다 행동이 빠르다. 이런 점은 참 좋다. 난 행동보다 말이 빠른데. 그 정신 변하지 말거라. 말은 굳이 필요 없을 때가 많지만, 행동은 해야 할 때가 많단다.
큰 놈도 딸딸이를 끌고 뒤따라 오른다. 누구에게나 말 못 할 사정이 있듯 녀석도 내겐 참 애물 덩이자 복덩이다. 지금은 살덩이가 되어 무거워서 들지도 못하지만, 참 많이 데리고 다닌 녀석이다.
동굴 아는 깜깜하다. 동굴이 길게 안으로 들어선 게 아니다. 길게 높이 뚫려있다. 오르는 것이 예사롭지 않다. 촌구석에서 뛰놀던 나도 낯선 곳이라 쉽지는 않다. 귀찮고 덥다고 안 가려니 아들들이 앞장선다. 쪽팔리게 물러설 수 있나? 에라 모르겠다. 나도 가보자.
쳐다봐도 갑갑하다.
동굴 하나 지나고 또 동굴이 온다. 여기서 난코스다. 나야 뭐 별거 아니지만, 덥긴 덥다.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 있다. 오르고 내리는 길이 하나다. 양보정신이 절실히 필요하다. 아들을 돕고, 현지인도 도와줬다. 허허. 사람들. 참.
힘들게 오른 것이 아들 표정에 여실히 드러난다. 이게 힘들더나? 나중에 군대 가봐라. 갑자기 녀석들을 군대에 보내기 싫다. 나 예전엔 사나이는 군에 갔다 와야지 했는데 요즘 같으면 안보내면 좋겠다. 뭐, 국회의원이나 장관이나 총리쯤 되면 보낼랑가? 코너링이 좋아야 하는데. 나 군에서 초뺑이 칠 때도 좋았는데, 요새는 진짜로 싫다.
서양인들에게 배울 점이 자꾸 생긴다. 젠장. 이러니 아직 나는 부족한 게 많다. 안내 책자를 가져왔어야 하는데.
잠시 정신을 가다듬고, 아이들 인증샷 한 방에 기분 풀고. 멀리 보이는 산도 좋다. 그런데 신기한 점은 어떻게 이런 평원에 다섯 손가락의 산이 솟았을까? 진짜로 옥황상제가 손오공 벌주려고 그랬을까나? 산도 바위산. 무겁기도 하겠다.
산은 오르기보다 내려오기가 더 힘들다. 아마 인생도 그러리라. 천지 분간 못하고 성공하려고 올라갈 때는 몰랐지만, 서서히 인생을 정리하는 것은 꽤나 힘든 일이 될 것이다. 이 단순한 사실을 높은 *들은 왜 모를까? 참 쪽팔린다.
동굴아, 다음에 기회 되면 또 보겠나? 우리나라 동굴에 가보련다.
달마 스님쯤 되는 넉넉한 분이 예쁜 주황 절 앞에 떡 하니 자리 잡고 있다. 배는 반질반질. 이해가 되지만 무릎은 왜 반질할까? 산을 오르느라 관절염에 많이 걸렸나?
동굴 탐험을 끝낸 두 아들이 기분이 좋다. 뭔가를 해냈다는 성취감이 꽤나 큰 듯하다. 자신들의 무용담을 자랑으로 늘어놓느라 정신이 없다. 까묵지 마라. 이런 마음.
모녀가 나란히 섰다. 무릎이 반질한 이유가 바로 나온다.
배도 반질하고 무릎이 반질한 이유를 지금 사진 보니 더 명확하게 알겠다. 참, 사람의 심리가 재미있다. 큰 아들이 사진사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런 것도 자식 키우는 재미인가 보다. 요새는 대들어서 내가 꼼짝 못 한다. 조만간 한번 조져야겠다.
여기까지는 멋진 관광이었다. 그래 사람 사는 데 이 정도 맛은 있어야지.
갑자기 온갖 생각이 밀려왔다. 자루에 벽돌을 담아 절까지 오르는 이들의 모습. 그것도 여자들이, 그것도 연세가 어느 정도 되신 분들이, 그것도 맨발이 편한지, 그렇게 벽돌을 산으로 나르고 있었다.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
사람은 왜 사는 것일까? 노동이 없으면 사는 가치가 없을 수도 있겠지만, 젠장할 노릇이다. 우리네 부모님도 이러하셨다. 직접 두 손으로 저수지를 개간하면서. 피라미드가 우주인이 와서 만들 것이라 말하지 마라.
녀석은 아직까지 어릴 적 나와 같을 뿐이다. 그게 차라리 낫다.
한 무리의 인부들이 잠시 쉬고 있는 모습이다. 계단을 내려오는 내 발걸음이 잠시 부끄러웠다.
이제 택시를 타고 호이안의 숙소로 이동할 때다. 기다려라. 호이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