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말이 없는데 글을 써야 할 때

멍하니 시간을 보내는 데 억지로 뭔가를 해야 할 때

by 말글손

살다 보면 별의별 일을 다 겪는 게 사람이다. 그러니 할 일이 딱히 없는데도 뭔가를 해야 한다는 압박에 시달리기도 하고, 엄청 바쁜데도 쉬고 싶다는 욕구에 허덕이기도 한다. 사람 사는 게 다 그렇고 그런가 보다.


지금, 내가 딱 그렇다. 한 시간 정도의 여유 시간이 생겼는데 난 이 시간을 적절하게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압박에 시달린다. 왠지 도태되는 기분이기도 하다. 잠시 책을 들자니 집중이 안 될 것 같다는 핑계를 댄다. 책 제목이나 주욱 읽어 내려가다 잠시 컴퓨터 앞에 앉아 이런저런 정보를 뒤적거리다 결국은 이렇게

-할 말도 없는데 글을 쓰고 있다.-



시간의 압박에서 공간의 압박에서 사람들은 자신도 모르는 중독에 빠져든다.

반드시 뭔가를 해야 한다거나, 차라리 아무것도 하지 않고 싶거나.


반드시 뭔가를 해야 하는다고 생각하는 이들은 술, 담배, 운동, 일 등에 빠지게 된다.

단순히 즐거움과 재미를 위해 한다고 할 수는 있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의외의 답을 내릴 때가 있다.


차라리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면

이는 자신을 자신의 늪 속에 가두고 살게 될지도 모른다.

잠이나, 약들에 빠지게 될지도 모른다.



하긴, 이러고 있는 나 역시 뭐가 뭔지 모르는데 누군가는 이렇거니, 저렇거니 말하는 것 자체가 웃긴 노릇이다.

이 모든 것은 할 말이 없는데 글을 쓰고 있기 때문이다.

할 말이 없는데 입을 열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말과 글은 꼭 필요한 그 순간에

강렬한 그 무엇이 있는 순간에 힘을 발휘하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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