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질문

좋은 질문은 입을 연다는 데

by 말글손
오늘은 나에게 어떤 질문을 던져볼까?


우선 오늘 니 기분은 어떻노?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들려오는 장모님, 아내의 잔소리 아닌 잔소리에 살짝 우울해졌지. 오늘은 좀 쉬려고 했는데 아이들 방에 행거를 조립하자는 아내와 치료를 다녀오신 장모님의 이런저런 잔소리에 기운이 빠지는 건 사실이다.


그래서 우찌 했는데?


- 우짜기는. 그냥 행거 조립하고, 밥 한 술 뜨고, 청소를 시작했지. 이 방 저 방 청소하고, 이층 방은 청소 안 하려 했는데 이왕 하는 김에 다 해버리면 다음 주가 편한 듯해서 다 해삣지. 그래도 청소를 하고 나니 좀 낫더라꼬. 기분도 상쾌하고, 뭔가 오늘은 좀 시간을 잘 보냈다는 기분이랄까?


청소를 다해서 기분이 좋아졌네. 그리고 다른 일 한 건 없나?


- 야간 근무한 아내는 자고, 난 씻고 나갈 준비를 했지. 아이들은 pc방 간다고 신났고. 라면 하나 먹고 애들은 PC방 가고, 나도 도서관에 나오려고 했는데, 잠시 드러누워 이런저런 생각에 좀 잠겼지. 4


어떤 생각이 들었는데?


- 이 나이 먹고 이 시간에 지금 이 방에 누워있는 내가 한심하다고 할까? 선생들 방학도 아니고, 직장인 휴가도 아니고 매일은 내가 뛰고 내가 벌어먹어야 하는데 이렇게 한가한 시간을 가진다니 행복하기도 하고 한심하기도 하고. 오만 잡념에 어지럽더라고.


그래서 어떻게 했노?


- 참, 그전에 지인한테 전화가 두 통 왔어. 한 통은 창원대 해커톤 대회 멘토링 때문에 왔는데, 아직 답 연락이 없긴 하지만, 우째, 일이 생길 것 같은 그런 기대? 정도. 설날을 앞두고 계속 놀 순 없다 아이가. 이왕 노는 거 화끈하게 놀고 싶은데, 애들도 있고, 아내도 있어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고. 그리고 한 통은 경남교육청 서포터스 분께서 내게 블로그 쓰는 거 재능기부라도 특강이 되냐 하길래, '알아서 하시라.' 고 했지.


그게 전부는 아닐 것 같은데?


-그래서 정신 차리고 내일 일과 오늘 저녁 일을 위해 도서관에 왔어. 필요한 서류를 몇 개 만들어서 보내고, 출력도 하고. 내일은 "나눔 보따리" 봉사를 가는 날이거든. "아름다운 가게"와 창원시가 함께 하는 건데 이불이랑 생필품, 간식 등을 힘드신 분들께 전해드리는 일이지. 생전 처음 하는 일이지만, 삶의 작은 힘이 될 거라 생각하지. 나도 아이들도. 그래서 애들한테 선접수 후보고를 해삣지. 녀석들이 뭐라 하더라. ㅋㅋㅋㅋ


괜찮은 일도 하네. 완전 백수는 아닌데... 또?


-그리고 도서관 와서 지금 이러고 있지. 조금 있다가 경남문인협회 집행부 회의 갔다가 제자들과 치킨과 맥주 한 잔 하기로 했어. 그러면 오늘도 그렇게 흘러가겠지. 그리고 날이 새면 내일의 일이 있고.

내일은 친구가 골프치자 하는데 이래 봬도 스크린 골프 15회 경력이니 한번 가 볼까 고민도 된다.


어쨌든 오늘도 하루는 잘 간다. 촌에 방아 찧으러도 가야 하는데......


#하루48시간

#말글손

#아름다운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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