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점의 변화

대목시장마다 사람이 붐비면

by 말글손

설날 장이 섭니다. 온 동네 어른들이 자식들 먹일 음식 준비에 혼이 쏙 빠집니다.


이래저래 챙길 건 많은데 몸은 마음처럼 가볍지 않습니다.

매번 뮌가를 까먹는다며 자책을 하시죠.


설을 며칠 앞두고 어머니께 왔습니다.

그냥 한가히 내일을 준비하며 빈둥빈둥 합니다.

그래도 마냥 좋은 이유는 누구라도 마찬가지겠지요.

비가 내리는 아침. 장을 보러 갑니다.

저더러 돈을 챙기라 하시길래 그래도 대목장 볼 때는 돈 쓰는 재민데 말이죠.

"엄마가 챙기이소. 돈은 쓰는 맛 아이요."

"그라까? 그라모 줌치를 챙기야 한다. 탁 채가꼬 너어나모 이짜삘 이유가 없다. 대목장 아이가."

어머니의 줌치는 그렇게 오랫동안 소중한 보물이자 자식들 키워낸 마술입니다.

그렇게 자식들 먹일 찬거리와 제사 올린 생선과 나물거리 장보기는 끝납니다.

날이 갈수록 준비는 소담해집니다.

집에 와 피곤해서 주무시는 할머니를 막내가 지긋히 바라봅니다.


할머니. 어머니.

한 존재인데도 나의 시선에 따라 달라집니다.


이번 명절 우리는 어떤 시선으로 서로를 바라볼까요?


매거진의 이전글불편한 삶의 진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