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를 의미 있게 사는 법
무엇이든지 남기는 버릇을 들이면 되는데 쉽지는 않다.
나는 혼자 있는 시간을 즐기는 편이다. 예전엔 혼자 있는 시간이 두려웠다. 긴 자취생활의 여파 인지도 모르겠다. 요즘은 혼자 있는 시간이 그리운데 혼자 있는 시간이 쉽사리 다가오지 않는다. 아버지가 되고, 부모가 나이 들어 갈수록 혼자의 시간이 더욱 의미 있어지는가 보다. 군중 속에서도 고독을 즐길 수 있으면 그 역시 혼자의 시간을 즐긴다고 할 수 있지만, 말처럼 쉽지는 않다. 환경은 늘 나의 시간에 영향을 미치기 마련이다. 요즘도 혼자의 시간을 즐기지 못하지는 않는다. 잠시 집을 나와 거리를 걷거나, 사무실에 앉아 조용히 책을 보거나 커피를 마시거나 글을 쓴다. 그렇지만 혼자 있다 보면 친구와의 시원한 맥주 한잔이 생각나는 나를 보면 아직도 그 시절 두려워했던 혼자의 시간을 여전히 겁내 하는 듯하다. 아직도 나는 어른으로서의 고독을 제대로 즐기지 못하고 있나 보다.
그렇게 시간은 의미가 있던 의미가 없던 무심히 흘러가게 마련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나의 공간은 변해가고 있듯 나 역시도 변해가고 있는 것 같다. 변화가 겁나거나 혼란스럽지는 않지만, 새로운 준비를 해야 하는 압박감은 그대로 존재한다. 세상이 그렇듯 나도 그렇게 될지도 모른다는 무언의 협박이 늘 우리 곁을 둘러싸고 있는 듯하다. 흘러가는 시간을 잡을 수는 없지만, 변해가는 공간을 막을 수는 없지만, 남기는 일은 가능하지 않을까? 과거에 비하면 시간에 의미를 더하는 일이 얼마나 편해졌는가? 먹을 갈고 붓을 세워 한 자씩 써 내려가는 그 수고 따위는 손가락만 톡톡 두드리면 되는 세상이 되었으니 말이다. 이렇듯 우리는 너무도 행복한 세상에 살고 있으면서도 남기는 것을 겁내는지도 모른다. 나는 잘 못한다는 핑계를 대면서 말이다. 잘하고 못한다는 그 기준이 자본주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평균이라는 잣대를 들이대면서 생겨난 듯하다. 누가 기준을 정했을까? 결국엔 기준이나 평균 따위는 내가 세우기 나름이란 사실이다. 그러니 이제라도 그냥 남겨보자. 사진이든, 글이든, 그리고 비록 사라질지 모르나 마음을 움직이는 말이든. 나에게 내가 살다 간 흔적 하나 정도는 남겨둬야 하지 않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