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 이른 아침부터 골목이 분주하다
커다란 레미콘이 덩치를 자랑하며
골목을 장악했다 지금은 공사중
안내봉을 손에 든 아저씨의 신호따라
이리저리 흩어지는 사람들의 발걸음
등짐 지고 아슬아슬 계단을 오르는
누군가의 어머니 마른 숨 내쉰다
여전히 알아듣지 못하는 일본말로
다그치는 현장소장 긴장감이 맴돈다
허물고 새로 짓는 일이 더 수월하단다
헌 집 고치는 일이 난감한 까닭은
우리 인생을 허물고 새로 지을 수 없기에
살아온 인생 조금씩 고쳐 쓸 수 밖에 없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