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잠 자다 일어나 악몽
악몽이란 말보다 잠재된 무의식의 표출
아침을 서둘러야 했다. #녹색아부지로 열심히 #교통봉사를 마치고 사무실에 바로 갔다. 몇 주만에 빈 사무실로 가니 냉기만 가득하다. 어찌 청소를 할까 하다 추위에 모르쇠로 눈을 감아버렸다.
노트북을 열고 멍하니 앉았다가 뭔가를 해야 한다는 강박에 잡혀 정보를 찾기 시작했다. 여기저기 기관 사이트를 둘러보고 몇몇 보고서를 작성하고 나니 열 시. 온풍기는 왜 이리 약한지, 큰 창 틈 사이로 찬바람은 어찌나 들어오는지. 대학원 기말 과제를 쳐 내려가는 손이 시렸다. 뇌는 작동을 멈추고 진도는 2페이지에서 머물고 말았다. 논문인지 수필인지 구분되지 않는 글을 보고 피식 웃고 말았다.
#지역사회복지 실천 현황과 공공과 민간의 노력. 뭔 노력을 하는데. 다들 자기 이익에 급할 뿐인데. 물론 숨은 모든 분의 노고에 고개 숙입니다. 점심때가 훨씬 지났다는 사실을 깨닫고 평소 밥 잘 챙겨 먹지 못하는 나를 위해 밥 한 그릇 먹었다. 순두부. 식후 노곤이 밀려왔다. 냅다 조그만 소파에 누워 패딩을 뒤집어썼다. 머피의 법칙이라고 하듯 조용하던 전화가 몇 차례 울렸다. 귀차니즘.
다시 삼십 분 정도 낮잠을 잤다. 그 사이 기억에 남지 않는 수많은 이미지가 머리를 복잡하게 했다. 해야 할 일과 하고 싶은 일과 못다 한 일의 아쉬움이 겹치기로 환상 속을 넘나들었다. 몽롱한 상태로 보고서 하나를 더 내고 나니 집에 가고 싶어 졌다. 집 오는 길 아내를 만나고 작은 아들을 만나 시장에 들렀다 집으로 왔다. 오늘 포노 사피엔스에 대한 고민으로 다시 미래를 살짝 예측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