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죽음을 두려워하는 이유
미지가 아닌 욕심의 내려놓음
죽음은 생각의 연속을 단절시킨다. 우리는 늘 죽음을 생각하면서도 말을 아낀다. 사라져 간다는 사실, 잊혀진다는 사실 때문이기도 하려니와, 여전히 경험해보지도, 듣도 보도 못한 미지에 대한 두려움이 앞서기 때문이다. 책에도 나와 있지 않고 누군가에게도 들어보지 못한 상상의 세계를 그려내지 못하는 무지에 대한 두려움이다. 혹여 죽다 살아난 사람의 무용담을 들으며 그 신세계를 맛본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저승사자나 죽음의 강 따위의 상상에 불과하기에 어디로 가고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아무도 모른다. 그렇기에 우리는 죽음을 두려워한다.
그렇지만 무엇보다 죽음이 두려운 이유는 두고가는 것에 대한 미련일 것이다. 사랑하는 이와의 영원한 작별, 떠나는 자와 보내는 자의 아쉬움과 그 순간의 슬픔. 남은 자의 아련함. 이런 복합적인 이유가 무의식 속에 남아 있게 된다. 자연스레 죽음은 두려운 이별이 된다. 혹여 두고 갈 것이 많은 이들은 더욱 미련이 남을지 모르겠다. 욕심은 늘 아쉬움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