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가는 길

by 말글손

부시시 비빈 눈가 눈꼽이 더덕더덕. 요양보호사님 전화가 띠리리. 엄마가 집에 안 계신데 혹시 모시고 갔냐길래 심장이 덜커덩. 치매가 있는 엄마 걱정에 발발이 전화를 하려하다 엄마를 믿어보기로 맘을 먹었다. 잠시 후 전화하니 큰집에 다녀왔다시길래 잘 다녀오셨다고 허허 웃고 말았다. 엄마 약이 다 되었다길래 온라인 수업하는 애들과 아내를 꼬셔서 출발. 시골 오는 길이 눈부시다. 우리 인생도 나름대로 눈부신 하늘처럼 투명하다. 각자가 투명한 삶에 얼마간의 천조각을 막고 비닐을 쳐 대는지는 각자의 몫일 뿐. 엄마의 기억은 원하지 않았지만 검은 천으로 덮혔고, 나의 기억은 원하지 않았지만 쌓이지 않았다. 썩 유쾌한 일은 아니지만 상쾌한 바람에 통쾌하게 날려버리자. 어차피 기억은 변질되고 말 것이니 지금을 살아가는 내가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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