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사학적 관점에서 본 좋은 죽음

대학원 마지막 과제를 제출하기 전에

by 말글손

‘좋은 죽음’에 대한 질문을 초등6학년, 중3학년 두 아들에게 물었다.

초6 : 하고 싶은 거 다 하고 죽는 것

중3 : 다른 사람들이 힘들어 하지 않는 죽음

두 아들의 관점을 살펴보면 초등6학년 자신의 삶을 중심으로 후회없는 삶을 지향하는 삶의 가치를 지녔다고 본다. 중3은 타인을 배려하고,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죽음을 바라보는 삶의 가치를 지녔다고 보인다. 나에게 죽음은 무엇일까? 그리고 좋은 죽음이란 무엇일까를 먼저 고민해 본다. 죽음이란 이 세상에 살면서 남기는 흔적이 끝나는 지점, 그리고 살아온 흔적을 돌아보면서 직선으로 나아왔는지, 곡선의 삶을 살았는지, 그리고 그 흔적이 얼마나 복잡다단한지를 살펴보는 순간을 맞는 그때가 죽음이라 생각한다. 좋은 죽음은 나의 흔적들이 얼마나 많은 이들의 흔적과 겹치는지, 만나는 지점은 얼마나 많은지 살피며, 깊게 패인 흔적은 얼마나 되지를 스스로 자각할 수 있는 그런 죽음. 그리고 떠나는 순간의 아쉬움이 남겨진 이들에게 작은 잔치를 열어 줄 수 있는 그런 죽음. 남겨둘 것은 약간의 물질과 바른 정신이 되길 바란다.


생사학적 관점에서 본 ‘좋은 죽음’ (충남대 철학과 강사 김명숙 님의 자료 정리)

죽음에 대한 관심이 날로 증가한다. 죽음에 대한 금기가 깨지고, 죽음을 수용하는 자세가 인생의 마지막 성장의 기회로 삼고자하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죽음의 존엄은 평소 삶의 질과 연관이 있기에 보편적인 측면의 좋은 죽음을 생각해본다.

과학기술의 발달로 삶의 질과 행복, 죽음이라는 명제가 빠르게 세상에 전파된다. 이를 계기로 죽음에 대한 고민을 살펴본다.

생사학적 관점이란, 호스피스 병동을 설립한 시실시 사운더스와 죽어가는 사람들과의 대화를 통한 고독한 마음에 다가간 ‘죽음의 순간’을 출간한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의 영향으로 시작되었다. 1970년대 이후 죽음학, 죽음의 연구 등 다양한 형태로 세계 각국에서 관심을 받는다. 이후 2005년 한국죽음학회가 발족하고, 공개적으로 금기되었던 죽음에 대한 문제가 공론화되었다. 생사학과 생명윤리의 차이점은 자신의 죽음에 대한 수용과 가족의 문제로 다가오며, 생명윤리는 죽음과 관계된 특정 행위의 도덕적 비판이나 사회적 영향 등 거시적 부분에 있다. 또한 생사학은 죽음과 망자를 둘러싼 공동의 예법에 관심을 두는 문화적 종교적 차이에 관심을 둔다. 이에 죽음학이 생사학과 연관된다. 복잡하지만, 생명윤리와 생사학은 중첩되고 엇갈린다. 현대의 죽음은 의료기관에서 죽어가는 사람과 그 가족의 소통 단절을 낳고, 자본주의 논리에 이끌려가지만, 생사학적 관점의 죽음은 망자 자신이 처한 존엄과 관계의 문제이다. 좋은 죽음은 인생의 마지막 성장 기회로 고통과 두려움을 직면하고, 타인과 공유할 수 있는 인간 존엄의 가치이다.

좋은 죽음의 의미는 편안한 죽음에서 유래하여 의료적으로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최소화한 죽음으로 여겨지기도 하지만, 위법성 논란이 있다. 하지만 고통 속에서 최소한의 존엄마저 법의 테두리 안에 갇혀 사라진 죽음이 의미가 있을까? 이에 죽음의 질을 살피며 삶의 질을 되돌아보는 관점이 나타났다. 죽음은 표상적으로 나타나는 뇌와 신체의 죽음을 통한 생명체의 소멸을 의미하지만, 좋은 죽음은 존엄하고 품격있는 삶을 거쳐, 편온한 죽음을 맞으며 반성과 성찰이 일어나는 고차원적 과정이라고 본다. 의료기술 발달로 생명은 연장이 되지만, 고령화로 일어나는 신체와 정신의 부정적인 변화과정을 통해, 우리는 더욱 ‘좋은 죽음’에 대한 고민을 해야한다.

좋은 죽음을 위한 방법은 인생 전반에 걸쳐 인간은 죽음을 향해 나아가는 존재임을 인식하고, 반성과 성찰을 통해 마음의 평정을 찾는 것이다. 자기 내면 관찰과 명상을 통한 영성에 대한 감수성을 높일 필요도 있다. 건강한 신체 유지는 물론이요, 삶의 만족감과 성찰과 영성, 공감과 자비, 공동선의 조화를 위해서는 인지능력 유지는 필수이다. 자기 결정권으로 반성과 성찰을 통한 영성과 사회성에 이바지하는 삶과 죽음의 문화가 더욱 확산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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