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에 보일러 배관이 터져 난리가 났다. 미꾸라지를 잡으려 물을 퍼내도 둠범샘이 솟듯 꾸역꾸역 밀고 올라오는 물을 한참 닦고 퍼다 결국 상수관을 다 잠그고야 소동은 일단락 되었다.
아침에 해야 할 일은 하고 사무실로 향했다. 정리해야 할 글이 많다. 오전 아홉시부터 오후 여덟시까지 약간의 쉼과 잠깐의 낮잠을 제외하곤 컴퓨터 앞에서 시간을 보냈다. 시간이 참 잘도 갔다.
집에 오는 길에 내일 일을 머리 속으로 상황을 하나하나 그림을 그렸다. 아침에 일어나서 씻고 나가는 순간부터 첫 미팅에서 대화 상대와의 장면도 그리고 내가 할 말과 듣길 기대하는 말까지. 그리고 시청에 들러 수령할 물품을 받는 장면, 만나는 사람들을 그리고, 오후 미팅 장연을 상상했다. 처음 가는 곳은 상상이 힘들지만, 사무실은 비슷하겠지. 오후 두 개 학교에 들러 처리할 일과 당담자들과 오가는 대화를 그리고, 집에 와서 방에 드러누울
내 모습을 그리며 씨익 웃어보았다.
그리고, 지금 그런 상상을 하는 내 모습을 돌아본다. 저녁에 아이들과 논 시간도 다시 떠오른다.
손으로 그림이 약하니 머리로 그림을 열심히 그리자.
1229 아침에 연락이 왔다. 그림을 다시 그려야겠다. 지도가 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