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부터 싸움을 해도 코피는 잘 안났다. 싸움을 잘 해서가 아니라 코가 낮아서인가? 아님 몸집은 쪼매해도 건강해서 그런가? 시골에서 논밭에서 뒹굴다보니 건강했다 싶었다. 아토피(요즘 말로. 난 1974년 생)가 좀 있었던 거 같고, 흙을 주워 먹어 그런가 맹장 수술을 했고 고등학교 시절 십이지장 궤양으로 당시 캡틴 큐를 마시고 잠들었던 기억 외엔 별 아팠던 기억은 없다. 물론 감기는 했지만.
지난 설에 코피가 흐르더니 오늘 코피가 조금 사서 굳어 있었다. 마스크를 쓰고 있어 모르고 있었는데. 요즘 들어 머리를 좀 많이 쓰고 운동다운 운동을 한 지 몇 년이 지나니 몸이 훅 간다. 주민자치회 공모사업에, 몇몇 공모에 지원하고, 서류에 용역받은 일처리에 50명이 넘는 사람들과 일일이 통화하며 대화 나누고. 논문은 손도 못대고 있고. 백서 발행 작업 마무리에 학교 표준화심리검사 홍보도 해야하고. 이리 사는데도 아내에게 돈을 빌렸다. 쳇.
자잘한 일에 중,고등학교 입학할 두 아들에 시골 노모님과 장모님 챙기기도 빡세다. 그리고 나 좋아하는 술도 한 잔 해야하고. 놀기도 일하기도 쉽지 않다. 왜 이리 사냐 물으면 재미있으니까 그런다고 치부하고 만다. 그래도 가끔은 늦잠도 자고 싶은데, 몸도 머리도 멍하니 시간만 보낸다. 그래도 살아있음을 느끼는 피곤함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