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물에 썪은 쇳물이 시커먼 땟물자국이 남긴 얼굴에 붉은 핏물이 고인 눈빛을 내쏘며 내 앞을 내달렸다. 작고 동그란 잎에서는 검은 혀를 내밀고 짙은 독을 품으며 다가오지 못하게 네 발을 부지런히 돌렸다. 덜컹거리듯 악다구니를 썼다. 나 역시 그 괴물 쫓아가는 건 두려웠다. 가끔 괴물은 회심의 일격을 날리곤 했다. 괴물을 쫒던 또 다른 이들이 일격에 쓰러지곤 한다는 소문을 들었다. 어디선가 들은 바 있어, 괴물을 따르는 것은 위험이 따르기 마련이다. 하지만 모든 이에게 앞을 가로막는 또는 앞에서 달리는 괴물이 있기 마련인데 굳이 그 뒤를 따를 필요는 없다. 내가 더 잘 가는 길이 있지 않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