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사란 가끔 이런 낙에 산다

새롭게 커가는 작은 신도시의 어느 학교에서

by 말글손

맑은 온천수와 시원한 계곡이 유명하고, 단감으로 이름을 날리고 있는 북면. 창원시 북면이라면 방귀 좀 뀌는 사람들이 아니라도 다 알고 있는 신도시다. 한 때는 농업이 중심이었던 그 곳이 완전 신도시의 모습을 갖추고 있어 오랜만도 아닌 간만에 간 나도 너무 놀랐다. 그리고 그 곳에 새로 생긴 감계중학교는 2016년 현재 북면초등학교와 무동초등학교 학생들로 구성된 1학년이 전체 구성원으로 알콩달콩 놀이터 문화 학교를 만들어 가고 있었다.

20161108_154943.jpg 두 시간 수업 동안 한 녀석이 그려준 나의 캐리커쳐. 정휘람 학생 작

창원시 경제교육 강사로 강의를 나간 지 벌써 1년이 다 되어 간다. 늘 나갈때마다 아이들의 마음에 불씨 하나만 던져주고 오자는 나의 마음이 변함이 없으니 참 다행이다. 이것 저것 많은 것을 알려 줄 능력도 모자라지만, 내 살아온 세월을 돌아보며 친구들에게 늘 <마음에 불씨 하나>만 심어 주면 다행이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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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어느 여학생의 작품.. 이런 거 하면서도 말을 잘 들어주니 나야 좋은 거다. 오늘의 주제는 경제교육을 통한 진로탐색이었는데.... 사실 경제 교육이라기 보다는 우리가 너무도 잘 알고 있는 이야기를 나누었을 뿐이다. 아이들은 이미 훌륭한 경제인으로 성장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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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가 없다보니 자유분방함이 느껴진다. 하지만 이야기를 진지하게 들어주는 친구들이 참 고맙다. 물론 나의 완벽한 이바구에 쏙 빨려들수 밖에 없을 것이지만. 하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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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엄하게 앉아서 째려보는 분은 함께 가신 분이다. 오늘 진행 과정의 스토리를 전하자면, 첫째, 마음을 편하게 해주고 집중을 위한 미리보기.... 미리보기 스토리가 궁금하시면 저를 불러 주이소. 좀 먹고 살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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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순서가 좀 뒤바뀌었지만, 두 시간의 강의가 끝나갈 즈음, 우리는 미래 사회를 살아갈 준비를 하면서 무엇을 해야하고,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에 대한 배경지식을 던져주고, 이야기 하고, 그 다음은 자신의 미래를 위해 지금 버리고 싶은 것은 무엇인지 각자 적어서 쓰레기통에 던져 버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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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화지에 못그리는 그림을 그려 힘들게 만든 나무. 나무는 앙상하지만, 아이들의 꿈과 미래가 하나씩 매달려 멋진 나무가 되어 노오란 꽃을 피웠습니다. 아이들이 만들어낸 새로운 일은 앞으로 멋진 삶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힘의 원천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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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녀석이 그려준 그림... 진짜 많이 닮았네요. 그림그리는 음악가가 되고 싶다는 녀석의 손장단이 아주 신납니다. 두시간 강의 내내 아이들은 소곤소곤 왁자지껄 그리고 순간 몰입, 모든 박자를 갖추어서 오히려 제가 신이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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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할 것인가를 각자 생각해보는 시간, 잘 모르겠다는 친구가 있으면 살짝 아이디어만 던져주면 끝.

많은 학생들은 무엇을 적을까 하고 고민을 하지만, 실제는 이렇습니다. 그냥 적는 것입니다. 정말 쉬운데 어렵게 생각합니다. 일단 하나만 적고 나면 그 다음은 술술 나오게 되어 있어요. 그것이 인간의 두뇌가 작동하는 원리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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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열심히 교실 곳곳을 싸돌아 댕기면서 아이들과 노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에라? 저 녀석은 언제 저기에 와 서있는 것이지? 학교 선생님들은 계시지 않지만, 우리는 잘 놀았습니다. 참고로 새로 생긴 학교라 그런지 텔레비전 화면이 터치로 조정된다는 사실. 완전 좋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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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떠든 당신,인자는 조용히 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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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1학년이라 해서 우습게 보면 안되요. 아이들의 무궁한 능력은 우리 어른들이 모를 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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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생기진 않아도 아이들에겐 꽤나 인기있습니다. 이건 완전 자화자찬. 제가 한 성깔 하죠. 조금 까분다 싶으면 확, 조금 쫄았다 싶으면 헤벌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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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간으로 알고 준비해 간 강의를 두 시간으로 늘려 하다보니 여유있게 재미있게, 아이들과 이야기도 많이 나누면서 신나게 놀다 왔습니다.


오늘 배운 하나! 역시 아이들은 멋지다. 괜히 아이들 마음에 불씨를 심으려 말고, 내 마음에 불씨나 잘 지키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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