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이 앞을 가릴 뻔 했다
세상엔 그런 일이 많다
눈물이 앞을 가릴 뻔 했다. 뻔하다는 말이 뻔하긴 하지만 그럴 뻔 했을 뿐, 그렇진 않았다. 오늘도 집보다는 밖이 편했다. 집이 싫다는 건 아니지만 밖이 편했을 뿐이다. 쉼은 집이 낫지만 놂은 밖이 낫다고 생각했다. 그렇지 않은 사람도 많겠지만 훈의 생각은 그럴 뿐이었다. 딱히 목적이나 의미를 찾아 나간 건 아니다. 뭔가 기대할 뿐. 소소한 즐거움이 찾아오길. 직행버스에 올랐다. 이 좋은 세상에 버스 시간이라도 보고 나올 걸. 이른 여름의 땡볕이 뜨겁게 느껴졌다. 일반 시내버스를 타도 되겠지만 괜히 기다리는 친구들에게 나 직행버스 타고 왔어 라고 핑계라도 될 요량이었다. 버스 제일 뒷자석에 앉으니 옆 버스의 실내 풍경도 뻔히 들어온다. 제각각의 일에 몰두하고 있다. 폰 화면에 빠졌다. 버스에서 제일 높은 자리에 앉으니 제법 높은 사람이 된 듯하다. 학창시절에도 늘 뒷자리는 그렇고 그런 부류의 아이들이 우르르 몰려 앉던 그 자리 말이다. 버스가 지하차도는 들어가지 않는다. 그렇겠지. 그래. 창 너머 창원천의 풀숲이 눈어 찬다. 거의 매일이다시피 오가는 마산, 창원, 진해의 길이 버스를 탈 때마다 다르게 다가오는 이유는 시야의 차이 때문이다. 언젠가 겨울 이 곳에서 아으들과 썰매를 타고 얼음을 지치던 기억이 새삼스럽다. 운전을 할 때는 생각도 나지 않던 기억이다. 오래전 아이들을 가르치러 이 동네를 들락거렸었다. 곧 목적지다. 이제 그만 줄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