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하거나 완전하다는 말은 참 모순이다. 제 아무리 잘 마무리해도 끝이 끝이 아닌 게 인생이라 늘 느끼게 마련이다. 하나의 단계를 살며시 넘어 갈 뿐. 얼마 다니지 않은 수학학원에 다니는 고1 아들을 데리러 나온 길. 해줄 거라곤 이 정도. 조금 있으면 퇴근할 아내도 데리러 갈겸. 나름 복작복작 다사했던 하루가 지나고 밤이 되면 잠깐 짬이 나고 삶의 틈도 생긴다. 어제 생일이라고 둘째가 어머니께 전화하니 축하한다고 전활 바꿔 달라는 어머니께 설거지 하느라 대충 낳아줘서 고맙다는 말을 하는게 왜 이리 힘들고 머쓱한지. 마음을 드러내는 게 남사스럽다고 느끼지만 그런 내게 어머닌 잘 자라줘서 고맙다고 하신다. 어머니도 늙으신건지 틈이 생긴건지. 예전에 그러면 쓸데없는 소리한다시더니. 시간의 짬이나 삶의 틈이나 별반 다를 바도 없다. 내일이 기대가 되면서도 걱정이 되는 까닭은 그 틈이 겁나기때문일까.
오늘을 잠시 돌아보면 이런저런 서류일로 오전이 가버리고 오후엔 굿네이버스 경남지사에서 100인의 꿈 지원단을 연결연결로 모은다 하길래 흔쾌히 접수. 면담을 하고 응원의 메세지를 남겼다.
잠시 컴퓨터에 앉아 있다보니 그 사이도 훌쩍.
세시 반에 고등학교 은사님이 도계중학교로 교감 승진을 하셨기에 인사드리러 다녀오고 다시 급하게 컴퓨터질.
집에 오니 둘째랑 장모님과 콩나물 밥 실컷 먹고 편지쓰기 공모전에 나에게 쓰는 편지 한 통 쓰고. 잠시 뒹굴다 나옴.
그 틈에 이러다 아들이 온다.
아들을 집에 내려주고 아낼 태우러 오니 또 10분 정도의 짬이 생긴다. 짬을 내서 못다한 이야기를 적는데 참 쉽지가 않다. 생각이 끊기고 말았다. 짬과 틈을 다음 칼럼의 주제로 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것 말고는.
함안도서관 글과 말 수업이 모집완료 되었단다. 무슨 말을 하고 무슨 글을 쓸까 고민하지만 딱히 이질적인 두 사건이 하나로 만나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라는 물음 외엔 뾰족한 수가 생각나지 않는다. 다음 주 월요일까진 떠오르겠지. 계획대로 되는게 인생은 아니니까. 그러고 보면 율하초 학부모들의 독서교실이 아주 좋았다는 생각. 지금도 매일 필사본을 올려주시는 한 분 덕에 매일 아침이 넉넉하니 말이다. 오늘 그 분이 올려주신 자승자강이란 말을 잘. 써먹었으니 어찌 감탄하지 않겠나. 행여 운이 좋아 뽑히면 맛난 거 사야지.
참. 9년 전 추억의 영상으로 마산국화축제 추억 영상도 보냈는데 잘 되면 좋겠다.
아내를 기다리는 시간은 늘 더디다. 왜냐고? 아내는 늘 예상보다 늦으니까. 아니 계획보다 늦다고 하는게 맞나? 지금도 시간은 훌훌 날아간다. 이제. 그만 적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