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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말글손 Dec 15. 2021

시간에 쫓기다 의지와 달리 틈이 생기면

아침에 밀양에 다녀왔다. 경남교육청 농산물 꾸러미 배송 후 민원이 많다고 현장을 보러 갔는데, 정신없이 돌아가는  현장에서 실사를 간 내가 미안했다.

농산물은 본래 제각각입니다. 물론 포장과 배송 시 약간의 하자가 생길 수 있지만 맛있게 먹을 수 있게 신선한 농산물임에 다시 한번 확인했습니다. 모두에게 고맙다는  말 밖에 드릴 말이 없네요.


그리고 진해 웅천동에 왔다. 한 시에 약속인데 문자가 들어와 있다. 두 시에 보자고. 음. 괜찮은데 여기 미팅이 끝나고 나면 급히 마산에 가서 석전초 자아개념 검사 omr 회수해서 택배 보내고 음료와 빵과 청소년 쉼터 안내문 들고 번화가에서 청소년들 응원 메시지 전달해야 한다. 중간에는 팔용 장학회 이관으로 회의 갔다가 이래저래 일이 많은데. 한 시간 틈이 생겼다. 틈이 나면 글을 쓰려고 하는데 말로 해보면 말보다 글이 더 빠르다는 걸 느낀다. 녹음을 하고 다시 글로 바꾸는 일이 쉬울 듯한데도 쉽지 않다.  그 사이 생각이 바뀌고 만다.  말은 소리고 글은 빛이다. 말은 소리고 글은 그림이니 빛과 소리 중 뭐가 더 빠를까. 별 말도 안 되는 시답지 않은 생각이 스치는 데 손가락은 입처럼 제맘대로 움직인다.


잠시 갈팡질팡 하는 사이 이십 여분이 흐르고 두시가 빨리 다가오길 기다리지만 결국엔 조금 일찍 가서 두시라는 시간을 내가 당길 수밖에 없겠다. 사람이 시간을 정했으니 나도 시간을 내 입장에 맞게 맞추는 거야. 한시 사십 분을 두 시라 생각하는 거지. 그래. 그럼 지금 들어가자. 웅천중학교. 첫 거래. 잘해봐야지. 오늘도 나에게 엄지 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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