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시의 목적과 의미를 고민해 본다면
스스로 의미를 찾아 스스로 의미를 부여한다면
언제 어디서 우리가 살아가는가를 살핀다면
우리의 공간과 우리의 시간을 담담히 바라볼 수 있다면
시인의 마음을 지금의 우리 모습을 담아 낼 수 있다면
그렇다면 이제 어떻게 마음을 적어내려 갈 것인가
연필을 들고 종이를 바라보며 마음을 적어간다
마산
중학교 2학년 1988년
처음 도시를 만났다
마산이 처음의 도시였다
흑백 텔레비전에서나 보던 도시
마산은 화려했다
비록 누나의 달동네 자취방에서
도시로 유학온
누나와 형의 시장 옆 자취방이 전부였지만
마산은 매력이 넘치는 사람들의 도시였다
고등학교를 창원으로 오면서 마산을 스쳐 가야했다
61번 버스를 타고 사람 사는 맛이 물씬 풍기는 마산을 스쳐
창원에 들어서자 낯선 도시의 모습이 두려웠다
거대한 도로와 서로 닮은 빨간 벽돌의 집들과
지금에야 턱도 없지만 5층짜리 아파트는 너무도 꼭 같았다.
사람이 저마다 같을 리가 없는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