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오면 활동이 줄어든다. 모두 그런 건 아니지만 대체로 별 일없는 주말이면 더욱 그렇다. 나는. 아니 어쩌면 각자의 시간을 보내는 가족들이 뿔뿔이 흩어지면 더 그렇다. 함께 했던 시간을 지나 이제 각자의 시간을 각자대로 보내면 친구를 만나고 싶다거나 홀로 어디로 가고 싶지만 어중간하게 걸쳐진 삶의 굴레는 그마저도 쉽지 않다. 비가 온다. 생각에 젖는다. 젖은 생각는 젖은 몸보다 더 무겁다. 입맛을 돋구고 싶거나 재미난 일을 하고 싶지만 이마저도 귀찮아 드러눕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