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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말글손 Nov 25. 2023

하나의 역할을 끝내고

문학을 한답시고 첫발을 내딛었다

별시리 커다란 꿈을 가지지도 않았다

그저 아이들에게 우리 사는 이야기를

재미있게 해주려나 싶었다

살다보니 그마저도 싶진 않았다

멀리 있는 문학회는 참여가 힘들어

지역 문단에 입회하면 강제로라도

몇 마디 글을 남기려나 싶었다

그렇게 입회한 마산문인협회

선배님들이 가득한 어른 선배님들이 가득한

그나마 젊다고 사무차장을 맡으랬다

마흔 둘어 시작한 사무차장

네 분의 회장님을 모셨고 팔 년만에 끝냈다

시원섭섭하기도 서운하기까지도 했다

그 사이 경남문인협회, 경남아동문학회 사무차장도 한 번씩 했으니

상대적으로 젊다는 건 이래저래 해야할 일이 있다는 거겠다 싶었다

먹고 살기 바쁜데 다행이다 싶지만

거절하지 못해 수락한 역할이 서너 개 늘었으니

기가 차고 코가 막힌다. 눈은 감아야겠다

문중 시사에 갔다가 인사하고 도망치듯 와야하고

엄마을 가슴을 안고 걸어야하는 아들이지만

무어 그리 할 일이 많은지 무어 그리 거절을 못하는지

문학을 하고 싶었던 나는 어느새 행정 업무만 보는 사무행정원이자 현장활동가만 되었다

내 감성을 남기는 일은 그저 소원으로만 남았다

나는 누구인가는 이제 조금 눈치 긁을 나이가ㅈ되었는데 나는 무엇인가는 여전히 모르고 흐르는 대로 사는 멍청한 한 사람이 되고야 말았다

세상 사람들이 도대체 넌 뭐하냐고 묻지만 딱히 말할 순 없지만 곳곳에서 만나는 사람들만 나를 아니 나도 모를 수 밖에

경남문인협회 사무처장, 마산회원구소상공인연합회 사무국장, 합성2동 주민자치회장, 그리고 늘 해오던 그 수많은 욕심없는 타이틀에서 벗어날 시간이 두어해 남았다.

나는 내가 되고 싶다. 말글손 時人 장진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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