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을 한답시고 첫발을 내딛었다
별시리 커다란 꿈을 가지지도 않았다
그저 아이들에게 우리 사는 이야기를
재미있게 해주려나 싶었다
살다보니 그마저도 싶진 않았다
멀리 있는 문학회는 참여가 힘들어
지역 문단에 입회하면 강제로라도
몇 마디 글을 남기려나 싶었다
그렇게 입회한 마산문인협회
선배님들이 가득한 어른 선배님들이 가득한
그나마 젊다고 사무차장을 맡으랬다
마흔 둘어 시작한 사무차장
네 분의 회장님을 모셨고 팔 년만에 끝냈다
시원섭섭하기도 서운하기까지도 했다
그 사이 경남문인협회, 경남아동문학회 사무차장도 한 번씩 했으니
상대적으로 젊다는 건 이래저래 해야할 일이 있다는 거겠다 싶었다
먹고 살기 바쁜데 다행이다 싶지만
거절하지 못해 수락한 역할이 서너 개 늘었으니
기가 차고 코가 막힌다. 눈은 감아야겠다
문중 시사에 갔다가 인사하고 도망치듯 와야하고
엄마을 가슴을 안고 걸어야하는 아들이지만
무어 그리 할 일이 많은지 무어 그리 거절을 못하는지
문학을 하고 싶었던 나는 어느새 행정 업무만 보는 사무행정원이자 현장활동가만 되었다
내 감성을 남기는 일은 그저 소원으로만 남았다
나는 누구인가는 이제 조금 눈치 긁을 나이가ㅈ되었는데 나는 무엇인가는 여전히 모르고 흐르는 대로 사는 멍청한 한 사람이 되고야 말았다
세상 사람들이 도대체 넌 뭐하냐고 묻지만 딱히 말할 순 없지만 곳곳에서 만나는 사람들만 나를 아니 나도 모를 수 밖에
경남문인협회 사무처장, 마산회원구소상공인연합회 사무국장, 합성2동 주민자치회장, 그리고 늘 해오던 그 수많은 욕심없는 타이틀에서 벗어날 시간이 두어해 남았다.
나는 내가 되고 싶다. 말글손 時人 장진석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