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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말글손 Dec 11. 2024

도덕과 윤리

도덕과 윤리     

  내면을 들여다보는 도덕과 행위규범으로서의 윤리

  선택의 권한에 대한 도덕적이고 윤리적인 책임을 지는 사회


  “당신을, 지금까지 당신을 사랑하지 않았기에, 앞으로도 당신을 사랑하지 않겠다는 것은 ‘당신’이란 말에서 애당초 글러 먹었다는 사실을 이제야 깨닫습니다. 우리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 합성2동 주민자치회 위원 일동-

  어쩔 수 없이, 누군가의 부탁으로, 또는 자신이 원해서 어떤 직위를 맡게 된다. 그리고 그에 따르는 응당한 권한과 책임을 부여받는다. 지난 5년간, 주민자치위원회 사무장을 1년, 주민자치회 사무장을 2년, 주민자치회장을 2년간 맡았다. 12월 31일이 되면 그 직위를 내려놓는다. 여전히 맡은 여러 단체의 일이 남아있지만, 하나라도 마무리하니 마음이 홀가분하다. 홀가분하지만 아쉬움도 남는다. 함께 해준 사람들의 얼굴이 떠오른다. 각자를 생각하면서 감사한 마음을 담아 감사패나 감사장을 준비한다. 

  도덕에 관한 강연을 할 때가 있다. 한참 고민해서 던진 화두는 ‘도덕과 윤리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였다. 이리저리 자료를 찾아보아도 마땅히 마음에 드는 해답을 찾지 못했다. 그러다 내린 나만의 결론은 도덕은 초·중학교에서 배우고, 윤리는 고등학교에서 배운다는 것이다. 어릴수록 도덕적이지만, 사회 활동 준비를 하면 행위규범이 중요하기에 그렇게 교육과정을 편성한 듯하다. 도덕은 자기 마음에서 일어나는 바른 생각이고, 윤리는 마음에서 일어난 생각을 사회에서 행동으로 옮기는 과정이다.(순수하게 필자의 의견임) 결국 도덕은 개인, 윤리는 사회와 연관된다. 

  우리는 도덕적으로 살아야 한다지만, 살다 보면 늘 바른 마음, 좋은 마음만 드는 건 아니다. 가끔은 비도덕적인 마음이 자연스레 일어나기도 한다. 좋지 않은 마음이 들었다고 자괴감에 빠져 자신을 비난하거나 질책하지는 않는다. 바르지 않은 마음을 다시 고쳐먹을 뿐이다. 하지만 어떤 마음이나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는 것은 다른 차원이다. 바른 마음을 먹었지만, 행위가 사회 규범이나 도덕적 기준에서 벗어나면 질책받는다. 또는 비도덕적 마음이 행동으로 발현되면 우리는 법의 잣대에서 냉정한 심판을 받게 된다. 내면적인 도덕보다 현실적인 윤리가 더 중요하다 싶지만, 우리는 자기 내면에서부터 세상을 시작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이런저런 일을 하면서 도덕과 윤리 사이에서 나름의 갈등이 존재한다는 것을 경험했다. 완전히 도덕적일 수는 없지만, 최소한 비윤리적인 사람은 아니어야 한다는. 감사의 인사를 전하면 ‘참 좋겠다’라는 마음은 도덕적이고, 그 마음을 행동으로 옮기면 더할 나위 없이 좋다. 가끔은 엉뚱한 마음이 들면, 그 마음을 추스르고 고쳐먹는다.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는 깊은 고민 후에나 이뤄진다. 그렇게 조금씩 도덕적이거나 윤리적인 사람으로 성장하는 과정이 삶이라 생각한다. 자신의 선택에 대한 책임은 반드시 자신이 지게 되어있다. 누가 대신해 줄 수 없다. 결과가 좋든 그렇지 않든 우리는 도덕적이거나, 비도덕적이거나, 윤리적이거나, 비윤리적이거나 모든 책임은 본인에게 있다. 선택을 할 수 있는 권한이 바로 자신에게 있기 때문이다. 

  올해 초에는 ‘청룡의 해’라며 한껏 들떠 있었다. 갑진년이 서서히 막을 내려간다. 유종의 미를 거둘 찰나, 도덕적이거나 윤리적이지도 않고, 마구 던져진 공수표에 세상이 난리다. 완전무결하게 도덕적인 사람이 아니라도 상식 밖의 비윤리적인 사람이 권한만 가지고 책임을 지지 않으니 어찌 어린이에게 도덕을 배우라고 하고, 청소년에게 윤리를 배우라고 할 것인가.

https://www.idomin.com/news/articleView.html?idxno=9262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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