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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말글손 Jan 06. 2025

내 손끝에 맺히는 땀은 MONEY?

내 손끝에 맺히는 땀은 Money?!     

                                                    말글손 時人 장진석          

들어가며     

  세상은 변합니다. 도시도 변합니다. 그리고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도 변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말로 나누고, 글로 남기고, 손으로 만들어 갑니다.      

  씨앗이 싹을 틔우고, 잎을 피우고, 꽃이 맺고, 꽃이 지면, 열매가 맺히고 다시 열매는 땅으로 돌아 무한 순환되는 세상을 살아갑니다. 하지만 모든 생명은 변합니다. 제 모습으로 났지만, 다음 세대는 또 다른 모습으로 탈바꿈합니다. 과거에는 그런 변화가 더디게 더디게 일어났습니다. 이제는 그런 변화가 빠르게 빠르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인간의 정신이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기술은 발달하고, 삶은 편해졌습니다. 

  시원한 에어컨 아래서 쾌적하게 여름을 날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운전자가 없는 자동차가 나올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논에서 모를 내고,  피를 뽑던 시절은 언제 가고, 기계가 이 모든 것을 해결할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리어카를 끌고 다니던 시절은 언제였는지 기억도 나지 않습니다. 드론이 하늘을 날며 우리의 삶을 변화시킬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그마나 이런 물질의 변화는 눈으로 몸으로 느끼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우리의 정신은 변하지 않을까요? 아쉽게도 우리는 우리의 생각이 이토록 빨리 변하고 있다는 사실은 망각하고 사는 듯합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요즘 선생님들께서 커피나 차를 한잔 드실 경우, 또는 만남이 있을 경우 어디에서 주로 모이시는지요? 많은 분들이 카페라는 곳을 선호하실 겁니다.  카페에서 커피와 차를 제공하는 일을 하시는 분을 무엇이라 부르는지요? 네. 바리스타라고 부릅니다. 요즘은 학생들도, 어르신들도 바리스타 체험이나 자격과정을 많이 하고 계십니다. 그렇죠? 그럼 질문을 드려보겠습니다. 혹시 이 중에 따님이 계신 분이 있다면 손을 들어봐 주세요. 

  만약, 우리가 충분한 재력이 된다고 가정하겠습니다. 따님께서 경치 좋고 위치가 좋은 곳에 카페를 차리고 싶다고 한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물론 사업계획서도 완벽하고, 성공은 불 보듯 자명한 사실이라고 생각하겠습니다.  많은 분들은 따님이 좋은 카페를 운영하며 자신의 삶을 꾸려나가는데 동의하실 겁니다. 혹여 이 중에서도 아담하거나 잘 만들어진 카페를 운영하며, 글을 쓰고 싶은 분도 계시리라 믿습니다. 문화공간과 카페가 혼합된 그런 곳으로 말이죠. 

  자, 그럼 불과 얼마 전으로 시간여행을 떠나 보겠습니다. 5년, 10년 전만 해도 우리는 커피를 어디서 마셨는지요? 네. 그때는 다방이란 곳에서 커피와 차를 마셨습니다. 다방에서 커피를 손님에게 제공하는 일을 하는 분들을 뭐라고 부르시는지요? 마담, 레지 등 지역과 시대에 맞는 다양한 이름으로 불렸습니다. 그럼 다시 질문을 드려보겠습니다. 혹시 따님이 다방을 차리고 싶다고 한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여러분의 선택입니다.  일례라 하겠지만, 고객에게 커피를, 차를 제공하는 직업의 본질은 변하지 않았지만, 우리의 생각은 이렇게 급격하게, 그리고 많이도 변하고 말았습니다. 우리가 인지하든 인지하지 않든 말이죠.           

문학의 본질은 노동이다     

  우리가 우리의 삶을 이어가고, 다음 세대에게 새로운 삶을 이어가는 힘을 주기 위해서는 이러한 변화에 적응하고 의식과 물질이 함께 상생하는 방법을 전해주어야 합니다. 의식과 물질이 상생하는 출구가 바로 노동입니다. 우리는 먹지 않고 살 수 없습니다. 먹기 위해서는 노동이 필요합니다. 노동의 대가는 땀이고, 땀의 대가는 우리가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생산물(돈)입니다. 몸을 쓰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렇기에 노동이 가치를 지닙니다. 일반적으로 노동은 정신적, 육체적 노동으로 구분되지만, 실제로 우리는 우리의 잣대대로 노동을 구분하지만 이는 칼로 물 베기와 같습니다. 모든 일은 먼저 정신적 작용이 있고, 이후 육체의 힘이 따릅니다. 

  문학도 이와 다르지 않습니다. 정신의 작용이 손끝에 땀으로 맺힐 때 비로소 하나의 결정이 됩니다. 농부의 정신이 손끝으로 실천될 때 비로소 우리는 쌀 한 톨을, 배추 한 포기를 맛볼 수 있습니다. 문학은 노동의 산물입니다. 백일장에 참여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떠 올려보십시오. 백일장에 참여하기 위해 아침 일찍 서둘러 나와야 하고, 어떤 시제가 나올지 궁금해 하며 기다려야 하고, 불편한 자리마저 감수하고 앉아 하늘을 보며 글을 생각합니다. 손끝에 힘을 주고 연필을 굴려가며 자신의 생각을 써 내려갑니다. 이 얼마나 가슴 저린 순간입니까? 시간의 투자, 생각의 노동, 육체의 노동에서 한 땀 한 땀 흘러나오는 글이 어찌 소중하지 않을 수 있습니까? 

  그저 앉아서 글을 쓴다라는 말은 옳지 않습니다. 좋은 생각이 있어야 글을 쓴다는 말도 옳지 않습니다. 글은 정신을 통해 생성된 힘이 엉덩이의 힘을 빌고, 손끝에 맺히는 땀이라는 노동의 산물입니다.  본질은 변하지 않습니다. 한때는 작가를 존경하던 시대가 있었습니다. 물론 지금도 작가는 존중받습니다. 아니 이제는 모든 사람들이 존중받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시인이, 수필가가, 소설가가, 아동문학가가 아니라도 누구라도 존중받는 시대입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더 좋은 생각의 힘을 손끝의 힘으로 밀어내는 작가가 필요합니다. 문학가가 필요합니다. 신성한 노동의 가치를 사람은 누구라도 작가로 불릴 자격이 있습니다.            

돈은 존재를 위한 도구에 불과하다     

  돈, 많은 분들이 돈 좋아하십니다. 돈이 없으면 살기 힘든 자본주의 시대입니다. 자본이 권력이며, 자본이 명예가 된 세상입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돈을 벌기 위해 애써 노력합니다. 때론 처절하게 보일 정도로 돈에 집착합니다. 누군들 그러하지 않겠습니까? 요즘 아파트 가격이 장난이 아닙니다. 부동산 정책이 실패했다며 온 나라가 난리입니다. 청년들은 일자리가 없다고 아우성이며, 자녀를 키우는 세대는 교육비가 없다며 난리입니다. 남은 생을 위해 노후자금이 필요하다는 말은 공공연한 비밀이 되었습니다. 

  돈이란 무엇인가요? Money가 뭘까요? 돈은 우리의 존재 가치를 결정짓는 잣대가 아니라, 우리의 존재를 보다 풍성하게 해주는 도구에 불과합니다. 여러분! 목이 마릅니다. 그럼 무엇이 필요합니까? 배가 고프면 무엇이 필요합니까? 목이 마르다고 해서 돈을 마실 수 없으며, 배가 고팠다고 해서 돈을 씹어 먹을 수도 없습니다. 목이 마르면 시원한 물 한 잔이, 배가 고프면 따뜻한 밥 한 그릇이면 충분합니다. 극단적인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차가 한 대 필요하다고 생각해보겠습니다. 어떻게 하면 될까요? 물론 가장 쉬운 대답은 돈을 주고 차를 사는 것입니다.(물론 대부분은 외상으로 산다는 것이 안타까운 현실입니다만) 하지만, 선생님들의 친구 중 누군가가 자동차 생산 회사를 운영한다면 차를 한 대 얻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아니면 나를 사랑하는 누군가가 그냥 한 대 줄 수도 있겠지요. 차가 필요하다는 목표는 돈이라는 수단 외에도 다양한 방식으로 이룰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염원하는 집도 우리의 따뜻한 보금자리가 되어야 하는데 이상하게 변질되어 돈을 버는 수단이 되어버렸습니다. 돈으로 집을 지어 살 수도 없는데 말이죠. 나에게 도움을 받은 누군가가 고맙다고 집을 선물로 준다면 어떨까요? 집을 사기 위해 돈만이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우리는 돈보다 훨씬 더 소중한 가치를 잊고 사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랑하는 가족, 친구, 존경하는 이웃과 늘 당당히 자신의 모습을 살아가는 그들과 함께 관계를 맺고 어울리며 살아갑니다. 관계 속에서 행복하고 관계 속에서 성장합니다. 문학도 이런 사람의 관계 속에서 싹이 튼다고 믿습니다. 요즘은 작품 활동도 돈으로 치부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베스트셀러, 스테디셀러, 서점가를 점령하다,  TV에 나온 유명한 작가 등 출판 시장도 돈으로 판단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떤 책은 몇 백만 부가 팔렸다더라 등 질투의 소리가 절로 나오는 이야기들도 많습니다. 

  저 역시 그러했습니다. 강사로 일하다 보니, 좋은 책 한 권 내어 유명해지면 많이 불려 다니겠구나! 하는 욕심이 들었습니다. 몸값도 더 높아지겠고, 상도 많이 받아서 인기가 있었지만 방귀 좀 뀌며 살지 않을까 하는 그런 욕심 말이죠. 글을 쓴 지 10년도 채 되지 않은 햇병아리가 욕심은 참 많았습니다. 나보다 자본을 많이 소유한 사람을 부러워했습니다. 저도 그 사람들처럼 소유하고 싶었습니다. 옆도 보지 못하고, 돌아보지도 못하고 앞만 보고 달려왔습니다. 그렇다고 욕심 부리는 만큼 앞으로 쭈욱 나가지도 못했습니다. 그렇게 쫓고 싶었던 돈은 알고 보니 생명을 지녔습니다. 이 사람에게서 저 사람에게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그런 생명 말입니다. 물이 고이면 썩습니다. 돈도 고이면 썩습니다.  사람도 고이면 썩습니다. 고여 썩은 돈을 많이 가진 사람보다 살아 움직이는 물처럼 살아야 삶의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이 문학이다.     

  물은 흐리고 나면 흔적이 남습니다. 씨앗의 싹을 틔우고, 자라게 하고,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게 합니다. 사람도 그러합니다. 사람도 태어나면 흔적을 남깁니다.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세 가지를 남긴다고 합니다. 그게 글이든, 그림이든, 음악이든, 무용이든, 조각이든 그 무엇이든 말이죠. 첫째는 자신을 위해, 둘째는 다른 사람을 위해, 셋째는 사회를 위해 남긴다고 합니다. 한 사람의 삶이 우리 모두의 삶이라 할 수는 없겠지만, 우리는 누군가의 삶에서 희망을 찾습니다. 그리고 그 사람의 이야기가 문학이 됩니다. 한 편의 시가 되고, 한 편의 수필이 되고, 한 편의 소설이 되고, 한 편의 동화가 됩니다. 오늘 우리는 무엇을 남길 것인가요? 오늘도 조용히 손끝에 땀이 흐르는 삶을 살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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