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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말그미 Mar 27. 2023

뿌리깊은나무박물관에서 한창기의 삶을 알다

순천 가볼만한 곳

순천시립뿌리깊은나무박물관은 한창기 선생이 생전에 수집한 유물 6,500여점을 보존하고 있으며 그중 600여점의 유물이 전시 되어 있는 곳이다. 낙안읍성을 네 시간동안 돌아다니느라 지친 상태였지만 여길 안 보고 가면 두고두고 후회할 것 같아 남편의 강력추천을 받아 들어갔다.



주소 : 전남 순천시 낙안면 평촌 3길 45
입장료 :  어른 1000원 청소년/군인 800원 어린이 500원(할인과 50% 감면은 아래 표 참고)
개장시간 :  3~10월 9시 -18시(입장마감 17:30)
11~2월 9시 -17:30 (입장마감 17시) / 월요일 휴관


잡지 <뿌리깊은나무 • 샘이깊은물>의 발행인이었던 한창기선생은 최초 가로쓰기와 잊혀져 가는 전통을 주제로 한국잡지사에 한 획을 그었던 인물이다. 순천 벌교에서 태어나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뒤 한국브리태니커에 입사한 그는 세일즈계의 신화적인 인물이기도 하다. 세계에서 가장 비싼 백과사전을 세상에서 가장 많이 판 세일즈계의 영원한 전설을 기록으로 남긴 덕분이다.

박물관에서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잡지의 역사와 함께 한글, 한복, 한국의 소리, 한국의 차와 한창기 선생의 뜻이 담긴 소중한 민속유물 등 우리 문화의 '뿌리'를 보고 느낄 수 있다.

선생이 처음 펴낸 잡지의 이름이 <뿌리깊은나무>인 것은 그저 뿌리가 깊을 뿐인 나무이기도 하고 용비어천가에서 따온 글귀이기도 하다.  뒤이어 창간한 <샘이깊은물>도 용비어천가에서 따온 이름이다.

용비어천가는 요즘은 윗사람에게 아부하는 행위를 빗대는 표현으로 쓰이곤 하지만 조선 세종 때 선조인 목조에서 태종에 이르는 여섯 대의 행적을 노래한 서사시이다. 전체 125장 중 특히 2장은 조선 왕조의 영원한 발전을 기원하는 내용인데, 2장에 나오는 내용에서 잡지의 이름을 따온 것이다.

상설전시실 옆에는 기획전시실이 있어 우리나라 전통 함들이 전시되어있다. 고급스럽고 특이한 함들이 간단한 설명과 함께 단정하게 전시되어 있는데, 족제비털로 감싼 함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상설과 기획전시실은 지하에 있고, 한창기 선생의 생애를 주제로 한 '한창기관'은 지상에 별도의 전시관이 마련되어 있다.

전시장 맞은편에는 영화 <서편제>에 나오는 기와집 수오당이 있다. 1993년 개봉한 영화 <서편제>는 판소리와 한(恨)이라는 소재를 통해 한국 전통문화에 대한 소중함을 일깨워준 영화이다. 주인공인 송화(오정해)가 눈이 먼 후 아버지 유봉(김명곤)과 함께 호젓한 산길을 걷다가 어느 퇴락한 기와집에 잠시 머무는 장면이 나온다. 그 집의 주인이 하얀 한복을 입고 정자에 앉아 거문고를 켜고, 유봉이 그 앞에서 구음을 부르는데, 바로 그 장면에 나왔던 거문고 연주의 주인공이 수오당의 주인 백경 김무규 명인이라고 한다.

백경 김무규 명인은 구례 출신의 중요무형문화재 제83호 구례향제줄풍류 예능보유자로 1922년 구례군 구례읍 산성리에 건축된 명인의 한옥을 2006년 이곳에 옮겨 건축한 것으로, 사랑채, 안채, 문간채, 별채 등 여덟 채로 구성된 전형적인 조선시대 양반주택의 형태를 갖추고 있다.

기와집 옆의 석물공원에는 불상뿐만 아니라 문인석, 무인석, 동자석. 장명등, 망주석, 석수 등과 같이 묘에 설치하는 각종 석물이 전시되어 있다. 한창기 선생님이 모으신 것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비록 완전한 모습이 아닐지라도 한창기 선생님의 우리문화 사랑을 엿볼 수 있다. 공원 끝에는 최근 설치한 것으로 보이는 동그란 그네가 있어 잠시 다리쉼을 하며 구경할 수 있다. 박물관 입구 왼쪽에도 눈에 띄는 석물들이 있으니 놓치지 마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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