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청호 드라이브하던 중 김동욱 주연의 KBS 드라마 '어쩌다 마주친 그대' 촬영지인 피미마을숲길을 어쩌다 마주쳤답니다.
대청호가 생기면서 상장리의 많은 마을들이 물에 잠겼어요. 물에 잠기지 않은 자연마을 가운데 하나인 피미마을은 청남대 가는 길에 좌골삼거리에서 오른쪽으로 빠지면 나오는 작은 마을이에요. 지형이 치형국이라 하여 '피미'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해요. 유명세에 비해 동네가 외져서 사람들이 많이 찾지 않아 호젓하게 즐기고 싶을 때 종종 찾던 곳인데 1년 사이 많은 변화가 생겼더라구요.
커다란 밤나무 아래 정자만 있던 자리에 포토존과 전망대가 생기고, 버스정류장도 알록달록 예쁘게 그림 그려놓고, 잔디공원(가족쉼터)에는 드라마촬영지 소개판과 선착장의 폐선, 너른 잔디밭에 앉아서 대청호를 감상할 수 있는 의자도 마련해놓았어요.
피미마을 숲길을 조성해 길에 야자매트를 깔아 걷기 좋게 만들었어요. 중간중간 쉬어갈 수 있는 의자도 마련해놓았고요.
피미마을 숲길은 수변 산책길, 명상 숲길, 전망대, 가족 쉼터 등 1.3km 숲길을 조성해 온 가족이 자연을 느끼 며 숲체험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졌어요. 대청호를 바라보며 자연친화적인 숲길을 걷다보면 마음까지 치유되는 듯한 소박한 숲길이랍니다.
제가 갔던 날은 추석연휴 첫날이었는데요, 가을장마로 비가 많이 내려서 숲길 일부구간이 호수물에 잠겨있긴 했지만 물에 잠기지 않은 길이 대부분이어서 숲길을 계속 걸으면 종점까지 갈 수 있었어요. 무릎이 안 좋아 끝까지 가는 대신 중간에 물에 잠긴 나무들이 청송 주산지같은 느낌이 나는 곳에서 한참 머물다 왔답니다.
피미마을 숲길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을 꼽으라면 바로 이곳이랍니다. 한켠에는 길옆으로 대나무숲이 우거지고, 커다란 감나무에는 주황빛으로 감이 익어가고, 버드나무가 무심한 듯 호수 속에 오롯이 서있는 풍경이 오래오래 기억에 남네요.
숲길 안쪽으로 더 들어가면 핑크뮬리밭도 조성해놓아서, 핑크뮬리가 분홍빛으로 바람에 일렁이는 풍경도 볼 수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