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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NA May 07. 2020

프랑스 석사 정부 장학금 후기

블레즈 파스칼 장학금 (현 France Excellence 장학금)



브런치에 작가 신청을 할 때 앞으로 브런치에 어떤 글을 쓰고 싶은지 짤막하게 계획서를 제출해야 하는데, 나는 계획 중 하나로 프랑스 정부 장학금 후기를 남겨보겠다고 썼다. 마침 지금 프랑스로 유학 갈 석박사생을 위한 정부 장학생 모집을 하는 시기이기도 하고, 브런치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장학금 후기를 남겨본다. (말 많음 주의)




▼▼▼▼▼▼지원하기▼▼▼▼▼▼

http://www.campusfrance-coree.org/bourse/application.php?ckattempt=1




우선 나는 블레즈 파스칼(Bourse d'Excellence Blaise Pascal) 장학생 12기로 2016년에 선발되었다.

원래는 블레즈 파스칼 장학금이었는데 우리 다음 해부터 엑셀렁스 장학금 (France Excellence) 로 이름이 바뀌었다고 한다. 이에 따라 혜택 내용도 약간 달라졌는데, 이 글은 '후기'이므로 모든 기준은 2016년 기준이고 기억에 의존한 개인적인 경험을 토대로 작성했음을 밝혀둔다. (매우 중요!★★★★★)


만약 지원하실 분이 읽으신다면 이 글은 참고만 하시고, 올해 지원과 관련하여 정확한 사항은 지원 사이트를 확인하거나 캠퍼스 프랑스 측으로 문의하시길 바랍니다.





지원 과정



우선 나는 2016년에 프랑스의 한 사립 경영대학원에 패션&럭셔리 매니지먼트 과정으로 입학했다.

보통 프랑스 학비가 저렴하다고 알려져 있는데 이는 국립대에 해당하는 얘기고, 사립학교로 들어가면 학비가 굉장히 비싸서 나로서는 장학금 확보가 간절했던 상황이었다.



프랑스 유학을 준비하는 학생이 받을 수 있는 장학금은 에펠 장학금 블레즈 파스칼 장학금이고, 둘 다 우수장학금이다. 에펠 장학금은 프랑스 정부가 석/박사 과정을 밟을 전 세계 학생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것으로 생활비 지원, 왕복 비행기 티켓, 사회보장보험과 캠퍼스 프랑스에서 주최하는 문화활동 무료 참가 혜택이 있다. 그러나 지원 시기 및 데드라인이 굉장히 빨라서 얼리버드로 입학하지 않으면 지원 시기를 맞추기가 어려웠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리고 개도국 학생들을 우선 선발한다.


나는 입학했던 학교가 지원 링크를 굉장히 빨리 오픈해서 2015년 10월에 이미 입학허가 통지를 받았고, 학교로부터 소정의 얼리버드 장학금도 받은 상황이었다. 학교에서 먼저 에펠 장학금에 지원해보라길래 학교의 도움을 받으며 지원해보았지만 선발되지 못하였다.



(* 캠퍼스 프랑스 : 프랑스 정부 교육진흥원으로 전 세계에 오피스가 있다. 프랑스 대학이나 대학원에 입학 시에 몇몇 학교들은 캠퍼스 프랑스 한국 오피스에 1차 면접을 맡기기도 하고, 교환학생을 포함하여 프랑스 유학을 떠나려면 캠퍼스 프랑스 면접을 무조건 거쳐야 대사관으로 프로세스가 넘어간다. 또 장학생 선발 시 캠퍼스 프랑스에서 모든 것을 관리한다.)




▼▼에펠 장학금▼▼

https://www.campusfrance.org/en/eiffel-scholarship-program-of-excellence



에꼴 밀리테르(Ecole Militaire)에 꽂혀있는 프랑스 국기. 펄럭펄럭~



반면 블레즈 파스칼 장학금 (현 엑셀렁스 장학금)은 프랑스 정부가 석/박사 과정을 밟을 한국인을 대상으로 주는 정부 우수 장학금이다. 혜택은 에펠 장학금보다 월등히 좋고, 석사생은 최대 2년, 박사생은 최대 3년까지 지원해준다. 2020년 선발 장학생 혜택 내용은 지원 페이지에 들어가 확인해보면 될 듯하고 내가 받았던 혜택은 아래쪽에 쓰도록 하겠다.



지원할 때 우선 기본 인적사항을 입력하고 입학 허가서도 업로드해야 하는데, 장학금 지원 시기가 대학원 입학 통지를 막 받은 때라서 입학 허가서를 미처 전달받지 못한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예상 수령일을 입력하고 면접 전까지 제출할 수 있다면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는 듯하다. 또 내가 지원했던 때에는 지도교수님의 추천서도 제출해야 했다. 당시에 학부를 갓 졸업한 학부 나부랭이였지만(교수님의 입장에서 보았을 때) 한 교수님과 친하게 지낸 덕분에 추천서는 무리 없이 받아낼 수 있었다. 하지만 교수님께서는 나 말고도 다른 지도 박사생 언니의 추천서를 써주셔서 조금 걱정하셨다. 그런데 언니랑 나 둘 다 동시에 합격한 걸 보면 이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 듯하다.  



이외에도 가장 중요한 이력서(CV)와 학업계획서 및 진로계획서를 영어 혹은 프랑스어로 작성해야 한다. 나는 영어로 작성했고 자유양식이라 각각 3장의 분량으로 제출했다. 4년이 지난 지금도 학업계획서랑 진로계획서를 정말 열심히 썼던 2016년의 4월이 기억난다. 친한 친구가 한 대학교에서 학과장을 맡고 있는 미국인이라 고맙게도 그 친구와 동료들의 도움을 받으며 4월 한 달 동안 고치고 또 고치는 과정을 계속했다. 정말 수도 없이 고쳤다.


학업계획서의 경우 왜 이 전공과 프랑스라는 나라를 선택했는지에 대한 동기와 공부 목표의 짜임새로 적었다. 나의 경우에는 럭셔리 필드에서 일한 경험이 있어서 필드에서 느꼈던 점과 학부 때 공부하면서 들은 생각들을 최대한 연관지어 동기 부분을 작성했다. 그리고 어떠한 목표를 가지고 공부를 할 것인지는 크게 하나, 좁혀서 하나, 럭셔리 산업 본국으로서 프랑스가 가지고 있는 점 활용 이렇게 세 가지로 작성했다.


진로계획서의 경우에는 럭셔리 필드에서 짧게나마 일을 했던 경험 썰을 풀면서 내가 발견한 인사이트와 한국 럭셔리 소비자에 대해 기술했다. 그리고 계획은 크게 두가지로 잡아 작성했다.   



추천서를 써주신 교수님께서는 이 장학금이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장학금이니까 '한국과 프랑스를 잇는' 뉘앙스를 풍기는 게 좋겠다고 조언을 주셔서 최대한 그런 방향으로 작성했다. 또 프랑스에 남아서 무언가를 하겠다고 쓰지 않는 게 좋겠다고 하셔서 그런 뉘앙스로 작성하긴 했는데, 실제로 윗 기수 선배들이나 동기들을 보면 프랑스에 남을 수밖에 없는 분야를 공부하거나 직종을 가진 사람들이 많아서 이 부분에 대해선 딱히 상관은 없을 듯하다. (혹시나 지원하실 분이 보고 계시다면 본인의 판단하에 작성하시길!)   

 


여름날 센강에서 피크닉



선발 과정



서류가 통과되면 면접이 진행되는데, 나의 경우 면접을 보지 않았으므로 선발 과정은 따로 분류해서 쓰기 민망할 정도다.


2016년에는 M1 (석사 1학년)으로 입학하면 면접이 제외라 나는 서류만 제출하고 최종 발표까지 기다리기만 했다. 그런데 M2 (석사 2학년)로 입학하거나 박사생의 경우 면접을 거치는데, 면접 때 사용할 언어 역시 영어나 프랑스어 둘 중에 골라서 진행된다. 다른 동기들의 얘기를 들어보니 M1으로 입학 예정이었어도 면접을 본 친구도 있었는데, 이 친구가 추측하길 본인과 프로필이 비슷한 학생들이 있어서 면접을 보게 된 것 같다고 했다.


면접은 본인의 석/박사 전공 관계자분들과 주한 프랑스 대사관 관계자분들과의 다대일 면접이라고 들었고, 너무 당연한 말이겠지만 본인의 목표가 확실하거나 진로 관련하여 생각을 많이 해뒀으면 그렇게 어렵지는 않다고 들었다.


(*프랑스는 석사 1학년을 M1, 석사 2학년을 M2로 부르는데 한국과 달리 매해 본인이 원하는 학교로 옮길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한국에서 석사를 마쳤다고 하더라도 밟아온 교육과정에 따라 프랑스에서 M2로 입학하는 경우도 빈번하다. 그런데 장학생의 경우 학교를 옮기면 장학생 자격이 박탈된다.)



모든 과정은 굉장히 빠르게 진행이 되는데, 서류 통과 메일은 약 일주일 걸려 받았고 최종 결과 메일은 지원하고 한 달 뒤에 받았다. 우리 기수는 약 12명정도로 최종 선발되었다. 나의 경우 학교에서 얼리버드 장학금을 받은 상태라 따로 문의를 드린 적이 있었는데, 일회성이었고 다른 기관이 아닌 학교에서 받는 장학금이라 그런가 다행히 문제없이 넘어갔다. (뭐든지 간에 정확한 건 담당자님께 직접 문의드리는 것을 추천합니다)



오데옹(Odéon) 쪽에 내가 제일 좋아하는 빵집 The Smiths Bakery에서


당시에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문과, 특히 경영쪽은 특정 학교들 위주로 선발한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고 추천서를 써주신 지도교수님께서도 나한테 돌직구로 난 안될 거라고 말씀하시기도 했다(ㅋㅋㅋ)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뽑혔던 이유는 아무래도 경영이지만 전공이 특이해서였던 것 같고, 지원하기 전에 럭셔리 쪽으로 일을 했던 경험이 있어서 에세이 쓸 때도 얘깃거리가 풍부했고 일관성 있는 목표로 보이지 않았을까 혼자 추측해본다.

 

하지만 요즘에는 국립대도 많이 선발되고 있고, 정~~~~말 다양한 전공의 학생과 다양한 학교에서 선발하고 있다. 공학, 기초과학, 경제, 인문사회학 전공을 우선 선발한다고 명시해두었지만 예체능을 포함하여 명시된 전공 이외의 학생들도 있어서 일단은 걱정 말고 지원해보라 말하고 싶다.



장학생으로 선발되고 나서 학부를 졸업한 한국 학교에서 어떻게 알았는지 따로 연락이 왔고, 학교 홈페이지에 이름과 사진이 올라가는 영광도 있었다(?) 아마 2016년에 선발된 장학생 중에 어쩌다보니 우리 학교에서 4명이 선발되어 학교에서 홍보자료로 쓰고 싶었던 것 같다. (재미난건 전공이 다 다름ㅋㅋ)




선발 이후 프랑스로 가기 전까지



프랑스로 가기 전까지는 은근히 할 일이 많았다.

2016년에는 대사관저에서 수여식을 가졌고 간단한 칵테일파티가 있었다. 우리 때에는 한국-프랑스 교류의 해여서 대사관저에서 대사님께 직접 수여장을 전달받았다. 후에 간단하게 칵테일파티를 하면서 당시 대사님과 스몰토크도 할 수 있었는데, 굉장히 따뜻한 말로 격려를 해주셨던 게 기억에 남는다. 이날 동기들도 처음 만나는 자리여서 어색한 분위기 속에서 서로 통성명을 하고, 프랑스 가서 서로 도와주자며 전우애(?)를 다지기도 했다.



프랑스 대사관저



수여식을 하고 나면 며칠 뒤에 오리엔테이션을 갖게 된다. 이 자리는 정말 꼭 참석하라고 당부하고 싶은데, 장학금 지급절차와 관련된 행정절차나 유의사항을 한 번에 정리해준 자료를 나눠줄뿐더러 궁금했던 모든 것을 다~~ 물어볼 수 있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프랑스로 출국하기 전에 우리를 담당해주실 담당관님을 만나 뵈어 각종 서류를 전달받았다. 난 담당관님 찾아뵈었을 때 꿀팁도 많이 전수받아서 즐거운 기억으로 남아있다.




혜택


우선 결론부터 말하자면 정~~말 좋은 혜택이 많다. 그만큼 협조해야 하는 사항도 있는데 혜택이 넘사벽으로 좋고 많아서 협조가 아니라 '이 정도는 당연히 해야 하는 거 아니야?'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지금은 다른 부분이 많지만 2016년에 선발된 기수 기준으로 받았던 혜택



∙ 학비 지원

- 원래는 일부 지원이었으나 2016년이 프랑스-한국의 해여서 한국 캠퍼스프랑스 측에서 감사하게도 특별히 전액으로 협상해주셨다. 학비 전액 지원은 2016년이 마지막이었고 지금은 일부 지원으로 바뀌었다.



매달 생활비

- 나는 M1이라서 2년간 615유로를 받았는데 프랑스에서 학생비자를 연장하려면 매달 최소 615유로가 은행계좌에 있었던 것을 증명해야 하므로 이걸 기준으로 책정된 듯하다. 현재는 석사생이면 700유로라고 지원 페이지에 명시되어있다.



왕복 비행기표

- 프랑스로 떠날 때와 프랑스에서 학업을 마치고 돌아올 때만 제공이 가능하다. 이 말은 즉슨, 학업을 마치고 프랑스에 남게 되더라도 학업을 마치고 잠깐이라도 들어와야 한다. 내가 한국행 비행기 발권을 신청했을 때, 내가 지방에서 공부하는 줄 알았던(2년동안 연락하고 지냈는데 음..) 캠퍼스 프랑스 파리 담당자가 기차표 필요하냐고 물어봤던 걸로 보아 지방에서 공부한 학생은 샤를 드골 공항으로까지 기차표도 제공해주는 듯 하다.


나의 경우 프랑스로 갈 때는 KLM 항공사 암스테르담 경유 표로 받았는데, 에어프랑스 직항을 받은 동기도 있었고 러시아 항공 경유 표로 받은 동기들도 있었다. 그런데 경유 표를 받은 사람들은 죄다 짐이 제때 도착하지 못한 불상사가 일어났었고(항공사탓) 그중 내가 제일 최악으로 열흘 동안 짐을 못 받았다. 그래서 집으로 돌아가는 표도 경유표로 줄까봐 걱정했었는데 운이 좋게도 에어프랑스 직항으로 제공받았고 다른 동기들도 다 직항표를 제공받았었다.



∙ 국제기숙사촌(씨떼 유니벡시떼 Cité Universitaire) 입주 혹은 개인 스튜디오(원룸) 서비스

- 파리는 학교 기숙사가 따로 있지는 않다. 그래서 나는 씨떼 유니벡시떼에 입주했고, 아프리카관에서 살았다. 지금은 국제 기숙사촌에 한국관이 있지만 당시에는 한국관이 없어서 다른 국적의 학생도 받아주는 아프리카관이나 아르메니아관에 갈 수밖에 없었다. 또 그 안에서도 캠퍼스 프랑스가 소유한 방만 갈 수 있었다.


- 장학생이면 월세도 할인받는다. 내 방의 경우 680유로 정도 했었는데 할인받아서 288유로를 냈었고 여기에 주택보조금 (Caf/Allocation)까지 받아서 매달 101유로 정도만 내고 살았다. 아프리카관이 너무 별로라는 얘기를 많이 들어서 처음에는 괜히 긴장했었는데 한국인 최초로 2년 꽉 채워 산 사람이 나야나..ㅋㅋㅋㅋ아프리카관에서도 이걸 굉장히 좋게 봐주셔서 장학생 기간이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같은 방에서 정상가에 1년 더 살게 해주셨다. Merci !


개인적으로 나중에 스튜디오를 구해서 나가더라도 처음에는 씨떼 유니벡시떼에서 사는 것을 추천한다. 일단 씨떼 유니벡시떼 안에 도서관, 수영장, 식당, 운동 클럽 등 시설이 많은데 씨떼 유니벡시떼 거주민이면 할인받거나 공짜로 이용할 수 있다. 또 축제도 자주 열리는데 놓치지 않고 참가할 수 있으며, 부지가 넓어서 숲 속을 거니는 듯한 분위기다. 바로 앞에는 넓디 넓은 몽수리 공원(Parc Montsouris)도 있다!! 또 프랑스 국립도서관 BNF랑도 트램으로 한번에 갈 수 있다.


결정적으로...내가 부재중이어도 기숙사 리셉션에서 택배를 다~~맡아준다. (프랑스 살면 부재 시에 택배 오는 게 얼마나 공포스러운지...배달 중에 잃어버릴 가능성도 매우 높고 한국처럼 다시 찾아오는 서비스? 없다. 무조건 내가 우체국으로 가서 우체부가 다녀왔다고 남기고 간 메모를 들고 가서 찾아와야 한다.) 또 모르는 게 있으면 기숙사 로비로 내려가서 행정 관계자 분들에게 도움을 요청하면 다 도와주신다. 나의 경우 주택보조금을 신청할 때 일이 많이 꼬였었는데, 대신 전화를 해주시기도 하셨고 오히려 날 붙들고 서류 작성을 한 시간 내내 도와주시기도 하셨다.

   

- 개인 스튜디오에서 살게 된다면 캠퍼스프랑스가 소유하거나 연계한 스튜디오를 중개해주는데, 월세 할인은 따로 없고 첫 한 달만 계약금 일부 금액을 지원받았었다.



씨떼 유니벡시떼 도서관. 거주민이면 무료 입장, 거주민이 아니면 유료다. (출처 : Le Figaro)


씨떼 유니벡시떼의 축제날. 메인 빌딩 앞에는 엄청나게 큰 잔디밭이 있는데 날이 좋으면 다들 거기서 누워서 논다.



비자 프로세스 간소화

- 비자 신청을 할 때 캠퍼스 프랑스 면접을 건너뛰고 바로 대사관으로 연결해준다. 또 입국 시에 공항에서 줄도 따로 섰던 기억이 있다.



사회보장보험  mutuelle 보험 지원

- 사회보장보험(Securité Sociale) 비용은 면제고 mutuelle 불리는 사설 보험 제한된 금액 내에서 지원해준다. 사회보장보험은 인턴십이나 일을  때에 무조건 있어야 하는 보험이고, 뮤추보험은 병원비나 약값을 환급받을  있는 사설 보험이다. 뮤추엘의 경우 단계별로 가격대가 다른데 내가 제일 자주   같고 필요했던 보험은 제일 낮은 단계로도 충분해서 그걸로 1년짜리를 들었고,  금액이  예산 금액이었다.


보험비 지원 방법은 내가 먼저 돈을 내고 영수증을 캠퍼스 프랑스에 청구하거나 캠퍼스 프랑스 장학생 증명서를 보험사에 보여주는 거였는데, 제발 제발 전자로 하길 바란다. 내가 첫해에 후자로 신청했다가 일이 꼬여도 너~무 꼬여서 근 6개월간 시달렸던 기억이 있다. 그래서 두 번째 해에는 내가 그냥 카드 긁고 영수증을 청구했는데 바로 입금해줘서 일이 깔끔하게 처리되었다.



∙ 도서비 지원

- 매년 생활비 이외에 1년에 한 번씩 도서비 명목으로 일정 금액을 지원받았었다.



∙ 알리앙스 프랑세즈 (프랑스어 학원) 수업비 지원

- 이건 확실하게 우리 기수까지만 지원받았었다. 사실 알려졌던 것도 아니고 안내받았던 항목도 아니었는데, 우리 기수 중에 한 명이 캠퍼스 프랑스 파리 측에 자기 프랑스어 자격증 시험 볼 예정인데 혹시 이거에 대해 지원 가능한 부분이 있냐고 문의를 넣으니까 '사실은 말이야..'라면서 슬쩍 알려줬다고 했다. 1년 동안 본인의 생활비x2의 금액만큼 들을 수 있었고 나랑 동기들도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수업 들으러 다녔었다.



∙ 캠퍼스 프랑스 주최 문화 활동 및 알룸나이(alumni) 활동 참여

- 캠퍼스 프랑스에서는 다양한 문화활동을 주최하는데 장학생들에게 참여 우선권을 준다. 문화활동에는 주말 단체 여행, 스키 트립, 연극 관람 등 뭔가 많이 있었는데 물랑루즈 관람권도 대폭 할인해줬었다. 장학생들은 엄청난 할인을 받아 티켓 구입이 가능했고, 장학생의 가족이나 친구들도 할인받아 티켓 구입이 가능했는데 할인도 단계별로 받을 수 있었다. (장학생>가족>친구 순으로 할인폭이 컸다) 



등등의 혜택이 있다.

한국에서 프랑스로 넘어가면 직접적인 컨택 및 관리는 캠퍼스 프랑스 프랑스 지점에서 한다. 나의 경우 파리에 거주했으므로 캠퍼스 프랑스 파리와 연락을 주고받았다.



여름엔 심심했다 하면 샹드막스(Champs de Mars) 가서 담요 깔고 누워 평화로운 시간을 보내곤 했다


이처럼 엄청난 혜택을 받는데, 장학생도 캠퍼스 프랑스 측에 협조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

먼저 매 학기가 끝날 때마다 성적표 사본과 나에 대한 교수님의 자필 의견을 제출해야 하고, 석사 2학년으로 올라갈 때는 2학년으로 올라간다는 증명서를 이메일로 제출해야 한다. 또 모든 장학생은 장학금 지급 완료 두 달 이내에 최종 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내가 제출했을 때는 자유 양식이었기에 2년 동안 프랑스에서 공부 및 인턴십 하며 느낀 점, 장학금에 대한 의견과 사진을 첨부해서 제출했다.  


이게 끝이다. 

혜택에 비해 협조해야 하는 부분이 너무나 간단해서 그저 감사해하며 제깍제깍 제출했었다.



후기



정말 감사하게도 장학금 덕분에 유학 기간 동안 금전적으로나 정서적으로 풍족하게 보낼 수 있었다.

일단 학비 면제가 정말 컸고, 생활비뿐만 아니라 은근 자잘자잘하게 지원이 되어서 2년 동안 큰돈이 나갈 일이 전혀 없었다. 다만 나는 파리에 거주했으므로 한 달에 615유로로 생활하기에는 모자랐는데, 지방에 사는 동기들은 615유로로 충분히 생활했다고 했다. 나중에 블레즈 파스칼 연말 모임에서 윗 기수 선배들이 10년 전에도 615유로였는데 왜 지금도 동결이냐고 다들 웃었던 기억이 있다.

또 은근히 보험비 지원이 되는 게 쏠쏠했고 (프랑스 교환학생 시절에 아플 일 없을 것 같다며 돈 아깝다고 사회보장보험조차 안 들었던 멍청이가 접니다..) 주거 서비스 혜택을 받은 것도 많은 도움이 되었다.



이처럼 금전적인 부분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지만, 오히려 나는 이 장학금을 통해 정서적으로 더 많은 도움을 받았던 것 같다. 1년에 한 번, 연말에 새로운 기수 환영회 겸 송년회를 하는데 여기에서 다양한 분야의 많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고 또 좋은 사람들을 많이 알게 되어 파리에서의 생활이 덜 외로웠다. 파리에 살다 보면 한국인을 자주 마주치지만 의외로 한국인 '친구'를 사귀기는 어려운 부분이 없지 않아 있다.


나는 운이 좋게도 프랑스에 도착하면 같이 으쌰으쌰 할 수 있는 동기들이 있었고, 생활정보나 인턴십 정보를 나누기도 했고 품앗이도 하면서 여러모로 생각보다 더 수월하게 적응할 수 있었다. 인생친구라고 부를 수 있는 친구들을 장학금 모임을 통해 만났고, 그중 한 명은 나랑 기숙사 바로 위아래 방에 살면서도 1년 동안 단 한 번도 마주친 적 없는 동생이었는데 장학금 연말 모임에서 어디 사냐고 묻다가 알게 된 케이스였다(ㅋㅋㅋ) 또 같은 국제 기숙사촌에 살지만 다른 관에 사는 동기들이랑 모여서 오픈 주방에서 삼겹살 파티를 하며 시험기간을 버티기도 했고, 추석이나 설날 같은 명절이면 옹기종기 모여서 떡국 끓여먹기도 했다. 같이 전시회를 다니기도 했고 같이 여행 다니기도 했다. 서글픈 날이면 친구 방으로 찾아가 위로받기도 했고 프랑스인들과 할 수 없는 '비 오는 날 파전에 막걸리' 감성을 공유하기도 했다. 나는 이 부분이 너무 감사해서 장학금 최종 보고서에 이 부분을 따로 적기까지 했다.


유학생활 중 맞이한 첫 생일. 동기들 덕분에 너무너무 행복했던 생일이었다!


어느 봄날엔 같이 티타임 하기도


어느 날 밤엔 퐁피두에서 열린 르네 마그리트전을 함께 보러 가기도 했다.



이밖에도 캠퍼스 프랑스 한국 오피스의 든든한 지원 아래 무사히 공부를 마칠 수 있었다.

나의 경우에 처음 도착했을 때 캠퍼스 프랑스 파리와 문제가 있었다. 간략하게 말하자면 캠퍼스 프랑스 파리 직원이 나에게 모욕적인 언행을 했던 것이 문제였고, 나는 이 문제를 정식으로 컴플레인 걸었었다. 결국엔 담당자의 진정성 없는 사과라도 받아내긴 했는데, 이 과정에서 캠퍼스 프랑스 한국 오피스의 도움이 없었다면 정말 불가능했을 거다. 담당관님께서 기관 차원에서 정식으로 컴플레인을 걸어주시는 등 도움을 많이 주셨을 뿐만 아니라 내가 얼마나 서글펐을지 공감해주시고 진심 어린 위로를 해주셔서 서러움을 이겨낼 수 있었던 것 같다. 지금도 한국에 갈 때 찾아뵙곤 하는데 다른 동기들도 한국 갈 때마다 찾아뵙는다고 한다. 아무튼 캠퍼스 프랑스 한국 오피스는 장학생의 편이므로 이 점 역시 2년 내내 든든하게 느껴졌다.  



이외에도 좀 웃겼던 점은 캠퍼스 프랑스 파리와 연락을 주고받을 때에는 이름을 얘기하는 게 아니라 부여받은 장학생 번호로 얘기를 해야 하는데, 이게 또 사람 묘하게 만든다. 뭔가 내가 기계가 된 거 같고?.. 매트릭스 세상에 사는 것 같고?ㅎㅎ


따로 또 좋았던 점은 비자 연장을 할 때 매달 615유로가 들어와 있었다는 것을 증명하는 3개월치 계좌 명세서를 떼어갈 필요도 없었다. 이걸 프린트 해가는 게 은근 일인데, 장학생의 경우 장학 증명서 (attestation de bourse)에 615유로가 명시되어 있었기에 장학 증명서를 제출하면 문제없이 넘어가서 너무 편했다.


게다가 비자 연장할 때 국제 기숙사촌(Cité Universitaire)에 거주하고 있으면 비자 연장 예약 날짜(RDV) 없이!! 줄도 안 서고!! 바로 들어갈 수 있었다. 이것이야말로 아무도 몰랐던 엄청난 혜택이었다. 왜냐하면 일단 학생 비자 발급 경시청이 국제 기숙사촌으로 이전했을 때가 대략 2017년이었고, 마침 내가 인턴십 때문에 첫 비자 연장을 하루만에 급하게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RDV 없이 가면 정말 기나긴 줄을 서야 하고 그 날 입장할 수 있을지 없을지도 모르지만 일단 아침 6시쯤 가서 가을날 벌벌 떨며 줄 서고 있었는데, 갑자기 제일 먼저 '국제 기숙사촌 사는 사람들 들어오세요~' 해서 운이 좋게 하루만에 비자 연장을 할 수 있었다.


비자 연장은 프랑스에 사는 모든 외국인들이 피하고 싶은 날이고 또 날짜를 잡았다고 하더라도 대략 3-4개월 뒤에 잡힌다. (3월에 신청하면 6월에 예약이 잡혀요..) 지금이야 한국관이 있지만 당시만 하더라도 한국관이 없어 국제 기숙사촌 거주 한국인은 거의 장학생이었고, 학생 비자 발급 경시청이 내가 비자 연장을 해야 하는 해에 이전했으니 운이 정말 좋았던 케이스다. (참고로 전 모든 비자 연장을 RDV 없이 급히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어서 매년 전쟁을 치렀습니다ㅎ)



퐁피두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면 끝에 보이는 풍경과 문구



아무튼 블레즈 파스칼 장학금 덕분에 2년 동안 큰 걱정 없이 공부에 집중할 수 있었고,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도 많이 만날 수 있었다. 이 글에 최대한 줄 수 있는 정도의 정보를 담았고, 개인적인 경험도 담아보고자 했다. 지금 이 장학금을 준비하고 계시는 분이 보고 계시다면 도움이 되셨길 바라며, 건강하게 프랑스로 건너오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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