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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퐁당 Oct 23. 2021

오만한 존재감

[LIFE] #14

가끔, 신이 자신과 비슷한 것들을

우리 주위에 만들어 놨다는 생각이 든다.

-

달리는 차에서 날 계속 비추며 따라오는 달을 볼 때,

어느샌가 창가에 피어있는 꽃을 볼 때,

먹먹히 울고 있는 하늘을 볼 때.

-

신에게 인간이란 참 작은 존재인데

그 작은 존재에게 그 큰 존재는

'스며들듯' 모습을 드러낸다.

-

책[어린 왕자]에 이런 말이 있다.

"사실 지구에서 사람들이 차지하는 면적은 그다지 넓지 않다.

그러나 어른들은 자신이 바오밥나무처럼

커다랗고 중요한 존재라고 생각한다"

-

정말이다.

각자의 역할을 존중하면서도 조화롭게

아름다움을 꽃피우는 자연을,

파괴하고 망쳐놓는 건 다 인간이니까.

-

우리는 언제쯤

우리의 존재가 아무것도 아님을 인정할 수 있을까.

-

-

얼마나 돌이킬 수 없어야

우리가 저지르고 있는 이 오만한 존재감을

자연 앞에 내려놓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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