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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말만 Apr 04. 2020

1 of 185, 육아휴직, 이제 시작.

2020/03/14, 1 of 185

긴 고민 끝에 육아 휴직을 하기로 결정하고 얘기하고, N고과를 받기 위한 날짜로 183일을 맞추고 여기저기 연락을 하고 설명을 하고 눈치를 보고 결재를 올리고 등등 지난한 작업을 거쳐 드디어 날짜가 됐다. 사실 주말 이틀은 휴직에 미포함이니 2+183일이 맞다. 일기로 쓰고 다듬어 저장할 글 제목에는 185로 쓰기로 했다.


복직을 앞두고 부모님과 일주일 정도 시간을 보낼 생각으로 내려갔다가 코로나 사태 악화와 맞물려 한 달을 꼬박 머물고 있는 와이프와 두 아들과 함께, 이제는 서울로 올라가기로 했다. 두렵다. 과연 잘할 수 있을까? 와이프 복직을 굳이 2주 당겼는데, 첫 째를 어린이집에 못 보내고 둘 다 내가 혼자 봐야 하는 상황이 될 것을 알았다면 아마 그러지 않았을 거다. 뭐, 코로나 사태의 한가운데에 (혹은 이제야 세계적 유행이 시작되고 거꾸로 다시 한번 국내에도 몰아칠 수도 있으니, 이제 시작인 걸까? 그러지 않기를 바란다.) 휴직으로 아이들을 챙길 수 있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나이스 타이밍이다만. 이런저런 생각들이 많았는데, 과연 계획한 일들을 다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질병의 유행으로 이렇게 국가, 세계 단위로 혼란이 찾아오다니. 정말 무서운 일이다. 사람의 힘이란 결국 자연을 이기지는 못하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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