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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회중년생 홍대리 May 30. 2021

코칭의 시작은 질문, 경청, 피드백이다

아이를 변화시키는 마법

대한민국 축구의 역사를 새로 작성한 세계적인 명장 히딩크 감독을 20년이 흐른 지금에도 기억하고 추억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단지 우리나라 축구를 세계 4강이라는 기적으로 이끈 결과 때문일까? 아니다. 그가 기억되는 이유는 축구계에 만연했던 구태의연한 학연, 지연의 카르텔을 배제하고 젊고 재능 있는 선수들을 발탁해 최고의 선수로 키웠기 때문이다.


박지성의 자서전을 보면 히딩크 감독이 왜 세계적인 명장인지 그 단면을 파악할 수 있는데, 그는 항상 ‘나는 너를 믿는다.’는 강한 긍정적인 마인드로 선수들의 자신감을 향상시켰다. 부족한 부분을 지적할 때도 질책 대신 “너한테는 이런 재주가 있는데 어떤 기술을 더 익혀야 한다고 생각하지?”라고 물으며 스스로 더 노력해야 할 부분을 찾게 항상 질문을 던졌다. 그 질문의 결과가 바로 박지성이었다. 박지성은 단지 몸으로 축구를 하는 게 아니라 머리로 생각하며 공을 차려 노력하게 되었고, 세계 최고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구단에서도 볼이 없는 빈 공간을 적극적으로 창출하는 ‘창조적인’ 플레이어로 명성을 떨칠 수 있게 되었다.




다양한 자녀 교육 수업을 들으며 나는 내 교육 방법에 확신을 가지게 되었다. 그라운드에서 뛰는 것은 선수지만, 평범한 실력의 선수로 만들지 아니면 세계 최고의 선수로 만들지는 그라운드 밖 부모의 몫이었다. 내가 정리한 부모로서의 학습 코칭 방법은 다음과 같았다.


1. 모든 아이 속에는 가능성이 있다

2. 해답은 우리 아이 속에 있다

3. 그 가능성을 끌어내기 위해서 엄마는 친구가 되어야 한다

4. 질책하지 말아야 한다. 잘하면 칭찬, 못하면 격려하자


학습 코칭 수업을 받는 엄마들은 묻는다.

“잘못하는 아이에게는 따끔한 훈계나 질책도 필요하지 않을까요?”

당연히 훈계나 질책이 불필요하다는 뜻이 아니다. 그러나 아이의 잘못을 지적하고, 훈계하고, 질책하고, 나아가 우리 부모들이 전가의 보도처럼 사용하는 체벌을 하기 전에 스스로 되돌아봐야 한다.

‘과연 나는 부모로서 아이의 변화를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가?’

별다른 노력도 없이 단지 눈앞에 보이는 잘못만 보고 그 잘못을 수정하려 든다면, 아이의 잘못은 결코 고쳐지지 않는다.

따라서 아이를 변화시키기 위한 첫걸음은 부모와 아이 사이의 진심 어린 대화에서 시작된다. 코칭의 시작은 바로 대화다. 코칭 대화법의 기본은 다음과 같다.


질문 → 경청 → 피드백


아이에게 질문하기 전 명심할 것은 아이의 현재 상황을 그대로 직시해야 한다는 것. 아이의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상황에 맞게 질문을 해야 한다. 예를 들어 학교라면 치를 떠는 아이가 있다. 학교가 싫은 아이에게 학교 가라고 마냥 윽박지르면 어떻게 될까? 부작용만 일으킬 뿐이다. 우리가 먼저 고민해야 할 것은 ‘어떻게 하면 아이에게 학교 공부의 의미를 잘 전달할 수 있을까?’이다. 다음의 <코칭 대화법 사례>를 보자.




문: 너에게 학교란 어떤 곳이니?

답: 놀러 가는 데, 친구 만나는 곳이요. 그냥 혼자 집에서 놀면 심심하잖아요.

문: 학교에 가면 아이들이 전부 다 노는 것은 아니잖아? 열심히 공부하는 아이들도 있지 않니?

답: 있죠. 재수 없는 놈들. 공부 좀 한다고 얼마나 건방을 떠는데요.


(아이와 진솔하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전교 꼴등을 하는 아이도, 일진이라 불리는 문제아들도 모두 가슴속 깊은 곳에 숨겨둔 열망을 스스로 내비치기 마련이다.)


문: 네가 공부를 잘한다면 어떤 게 좋아질까? 상상해본 적 있니?

답: 엄마가 좋아하겠죠. 그리고 친구들한테도 인기 끌 거고, 선생님한테 칭찬 듣고 그러겠죠.


(꼴찌, 문제아라는 낙인이 찍혀 선생님의 관심도, 부모의 관심도 못 받고 스스로 무엇을 하기에는 너무 멀리 온 것 같아 낙담하고 다시 현실에 굴복하고 마는 아이들. 우리 주위에는 도움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아이들이 정말 너무나 많다는 것을 절감한다.)


문: 공부를 통해서 무엇을 얻고 싶니?

답: 성적 올려서 좋은 대학 가고 싶고, 능력을 확인해 보고 싶고, 사람들한테 칭찬도 받고 싶고 내 꿈도 이루고 싶고…….


(문제가 있는 아이일수록 자의식이 무척 강한 모습을 보인다. 문제아일수록 자신의 의견이 명확하다는 뜻이다. 아이들은 정확히 자신의 목표를 가지고 있다. 특히 성적이 나쁜 아이는 성적을 올려 엄마에게, 선생님에게 속 시원히 복수하고 싶은 열망이 가득하다. 즉 아이가 보이는 외부적인 문제는 바로 간절한 소통인 것이다. 엄마에게, 선생님에게 인정받고 싶은.)


문: 와우, 정말 멋지다. 그러면 너는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

답: 통화 줄이고, 문자 줄이고, 저녁에 PC방 가는 것도 좀 줄이고 대신 그 시간에 공부하고 특히 학교 수업에 집중해야 할 것 같아요.

문: 그렇구나. 그러면 네가 바꿔야 할 게 하나부터 열이라면, 우선순위를 한번 정해볼까? 그리고 그중에 하나씩 차근차근 바꿔나가는 것은 어떨까?

답: 음…… 처음부터 오래 공부하지는 못할 거 같아요. 그러니까 공부할 때만이라도 집중할 수 있게 핸드폰을 꺼놓는 게 좋을 것 같은데, 제 생각 어때요?

문: 진짜 멋진 생각이야. 벌써 멋진 미래가 보이는 것 같은데! 너는 특별해! 잘할 수 있다고 믿는다.




불분명한, 감정적이고 모호한 이유로 학교를 싫어하던 아이에게 구체적인 행동 방향을 잡아나갈 수 있게끔 질문을 하면 아이는 어느새 자신의 문제점을 스스로 파악하게 된다. 그리고 어떻게 하면 자신의 문제를 고칠 수 있는지 의외로 쉽게 해답을 찾는다. 제대로 된 학습 코칭 질문은 이처럼 아이 스스로 답을 찾을 수 있게 하는 방법이다.


애국가가 울려 퍼질 때면 빠지지 않는 장면이 있다. 2002년 월드컵 포르투갈 전에서 박지성이 결승골을 넣고 달려가 히딩크 감독을 끌어안는 멋진 장면 말이다.

우리도 이런 환희의 장면을 자녀 교육의 최종 목표로 꿈꾸지 않는가? 우리 아이들이 마침내 인생의 멋진 골을 작렬한 뒤, 자신을 끝까지 믿어주고 격려해준 우리를 향해 달려와 뜨겁게 안아줄 날을 바라지 않는가?

그렇다면 믿어주자. 그리고 그 첫 시작은 질문과 경청이라는 것을 명심하자. 아이가 자신의 가능성을 깨달을 수 있도록 올바른 코칭을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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