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수학원도 인턴이 있다?

강남 종로학원 선행반 후기


기억을 더듬어보면 2007년 1월 4일 서울 대치동(삼성역)에 있는 강남 종로학원에서 선행반 수업을 시작했던 것 같다. 수능 끝나고 인터넷으로 열심히 재수학원에 대해 찾아보았고, 기왕 1년 하는 거 좋은 학원에서 시작하자고 생각했다. 기숙학원도 고려했으나, 더 유명하고 좋은 강사가 많은(당시 강남 종로학원은 대부분 서울대 출신이었던 것 같다) 학원을 찾다 보니 강남 종로학원으로 선택했었다.


당시 다른 유명한 학원들은 강남대성 (재수학원계의 TOP), 강남 종로, 강북 종로, 메가스터디 및 청솔학원 등등이 있었고, 이런 학원들은 재수학원 등록조차 수능 성적표 (1등급 몇 개 이상) 혹은 입학시험을 쳐야 들어갈 수 있었다.


정말 입시를 위한 입시이다. 하지만 나는 1년 동안 재수생활을 함에 있어서 좋은 학원의 정규반에 혹시나 입학하지 못할까 봐 선행반을 통해서 조금이라도 더 합격 확률을 높이는 나름의 전략을 당시에 썼던 것이다.


나는 강남 종로학원 선행반 입학하기 위한 성적이 안되어서 입학시험을 쳤었고, 다행히 합격하였다. 기억에 남는 것 중 하나는 그 당시 OMR카드에 부모님의 성함을 한자로 쓰는 칸이 있어서 좀 당황했었는데(사실 못 씀) 나중에 OMR카드 거둘 때 보니 많은 학생들이 빈칸으로 두었기에 나도 안심했었다.


20210406_232056.jpg 마오타이주를 좋아하시던 화학 과목 권승구 선생님


합격 후 여행 캐리어 하나에 옷과 담요, 노트 및 필기구 등을 챙기고 서울로 올라와서 학원 근처에 무보증금/23만 원짜리 월세 고시원을 한 달 계약했고, 선행반 수업에 한 달 동안 다니게 되었다.


사실 선행반에서의 기억은 별로 없는데 이유는 당시 집에서 가져온 담요 하나로 23만 원짜리 고시원에서 자다가 추워서 패딩까지 입고 잤는데 결국 감기가 걸렸고, 내 인생 worst 3 감기로 약 3주 정도 지속되면서 목소리도 안 나오고 자려고 누우면 피와 가래가 막혀서 기침을 하면서 잠에서 깨고.. 수업 도중에도 비몽사몽 졸면서 거의 감기 투병으로 한 달을 보내서 클래스 생활은 잘 기억나지 않는다 ㅠㅠ

20210406_232121.jpg 당시 실제로 한겨울 서울의 추위를 모르고 챙겨갔던 고양이 담요.


어쨌든 그렇게 고생하면서 한 달을 보내고 2월 말 시작하는 정규반으로 가기 위한 시험 (마치 인턴-> 정규직 전환 같은)을 보고 울산으로 돌아와서 겨울방학 종료와 고3 졸업식을 마쳤다. 다들 이제 성인으로서 각자의 삶 (대학, 재수, 취업 등)으로 나아갔고, 나는 정규직.. 아니 정규반 전환 시험에 합격해서 본격적으로 강남 종로학원 정규반에 편성되어 S23반에서 40명이 넘는 classmate들과 함께 재수 생활을 시작하게 된다.

(물리2 선택반은 역시 공부하기 좋은 남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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