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병원이 치과인 건 다행이면서도 두려운 일이다. 오랜만에 치과 진료비가 뭉텅이로 빠져 나가고 있다. 비용 결제할 때면 덜덜 떨지 않기 위해 카드를 꽉 붙든 손을 겨우 내민다.
치아가 약하단다. 태생적으로 나약한 치아를 어떻게 단단하게 만들어야 하나. 사람의 치아가 10년에 한 번씩 새로 나면 얼마나 좋을까. 유치가 영구치로 바뀌듯 영구치도 제 2영구치, 제 3 영구치, 그 이후로도 계속 있다면!
유치가 빠지는 것처럼 민민의 이파리가 다섯 장이나 빠졌다. 민민이 화분에 적응하지 못해 아픈가 안타까웠다. 속상한 마음을 안고 떨어진 잎새들을 거두려다 마사토 위에 내린 작은 이파리들이 나름 운치가 있어 그냥 두었다.
영양제를 꽂아주고 찬찬히 살피는데 웬걸. 가지 끝에 새로운 이파리들이 여리게 돋아나고 있었다. 가느다란 초록실처럼 아직은 잎새를 말아 쥐고서.
피고 지는 일이 꽃만의 것은 아니었다. 자그마한 초록 잎새도 분주히 저만의 일을 하고 있었다. 추위를 견디라고 씌워준 엉성한 보온재이자 민민의 옷이 효과를 발휘하는 건가? 한겨울인데 고생하는 민민을 보니 치과 치료의 통증도 멎는 듯 하다.
열심히 살아내고 있구나, 민민.
키도 더 크고 머리칼도 더 무성해지겠어. 새해에도 잘 지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