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곰생했어요 - 1부 조금 덜 힘들고 싶어
2013년도 개봉한 영화 “어바웃 타임”을 보면 시간을 돌릴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주인공이 첫눈에 반한 여주인공의 마음에 들기 위해서 몇 번씩 시간을 돌리며 완벽한 순간을 만들어낸다. 가끔은 나에게도 그러한 능력이 있어서 내가 잊고 싶은 순간, 내가 힘들었던 순간의 선택을 전부 되돌리고 싶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하지만 과거의 나의 선택을 후회해도 현실은 달라지지 않았다 그렇지만 조금 바꿔 생각한다면 미래의 내가 되돌리고 싶은 과거는 지금이지 않을까? 그것이 미래의 나에게 있어 과거인 현재를 바꾸는 것, 그것이 지금 순간의 선택 그 가치다. 하지만, 그런 중요한 선택을 후회가 적은 방향으로 내릴 수 있으려면 매우 신중해야 한다.
최근 들어 회사와 직장인들에게 많은 고민을 안겨주는 문화가 있다. 그건 바로 ‘조용한 퇴사문화 (Quit Quitting)’이다. 이는 미국에서 시작돼서 직장에 마음을 두지 않고 연봉을 받는 만큼만 일을 하여 본인의 개인적인 삶을 중요시하는 Work and life balance를 추구하는 직장 문화 트렌드이다.
현재 고물가 시대에서 실질적인 임금 상승률은 낮기에 보통 번아웃이 온 MZ 세대 직장인들 위주로 책임감을 일부 벗고 본인의 삶을 찾기 위한 방법으로 활용되고 있다.
한때 팀 내 근무시간 1, 2위를 찍었었던 나도 딱 내가 정의한 연봉만큼의 일을 하고 쉬고 싶은 기분이 자주 들었다. 그러나 그것은 나를 돌보는 것에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하지만 만약 직장에도 큰 커리어를 쌓을 결심이라면 절대 긍정적으로만 볼 수 없다.
회식 때 누군가 한 임원에게 MZ세대 내의 ‘조용한 퇴사문화’에 대해서 어떠한 생각을 하는지 질문한 적이 있다. 보통 임원의 가치관이 우리 팀에 대한 기조에 큰 영향이 되기 때문에 나는 자연스럽게 귀 기울여 들었다.
“열심히 하는 사람은 기회를 주고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기회를 주지 않는 것이 당연하겠죠. 처음에는 작은 차이지만 제 경험상 나중에는 연봉이 몇 천, 몇 역씩 달라질 수 있습니다. 돈이 없다면 자녀들에게도 해줄 수 있는 폭이 좁고 과연 그 차이를 십 년 후에 감당할 수 있는 행동인지 생각을 해봤으면 좋겠네요.”
나는 그 말을 듣고 조용히 생각해 보았다. 지금 일보다는 라이프의 비중을 많이 늘리려는 내가 미래에 대한 충분히 생각을 해보았을까? 물론 그 임원은 본인의 커리어를 추구하고 희생하며 성과를 내서 힘들게 그 자리에 도달했지만 사실 나는 임원까지 올라갈 그런 야망도 생각이 없다. 도달하는 과정에서 행복과 성취를 느끼는 것이 아닌 고통과 청춘에 대한 희생이라면 미래의 나만큼 현재의 나도 소중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임원의 말처럼 미래의 내가 감당할 수 있는지는 스스로 생각해봐야 한다. 과연 10년 후에 나는 선택에 후회가 없을까? 10년 후와 현재의 행복감의 무게를 저울질하기 위해서는 내게 신중함이 필요하다.
#1부 조금 덜 힘들고 싶어
내게 보내는 질문 3.
빈칸에 현재의 내 모습과 10년 뒤 미래의 내 모습을 그려주세요.
현재의 나에 비해 미래의 내가 과하게 행복한 얼굴일까요?
그렇다면 현재의 나에게 잠시 휴식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미래와 현재 둘 다 우리에게 소중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