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시작, 그러나 우리가 처한 현실은
오전 11시 22분.
온 국민의 관심사인 윤석열 대통령 탄핵에 대한 헌법재판소(이하 헌재)의 판결이 있었다.
헌재는 8 대 0 전원일치로 윤석열을 대통령 직에서 파면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윤석열이 늘 주장한 자유와 공정의 가치는 그가 파면당함으로써 효력이 발생했고, 국민이 이를 피부로 느낄 수 있게 되었다 (나는 지난 3년 동안 언론을 보며 답답하고 괴로운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버텼다)
2025년에 발생한 일이라 믿을 수가 없지만, 불과 몇 주전 '날이 아닌 시간으로 계산해야 한다'는 재판부와 '항고하지 않겠다'는 검찰의 짝짜꿍으로 윤석열에 대한 구속을 취소했다 (윤석열은 구속기간 동안 온갖 특혜를 누렸으며, 검찰은 다시 시간이 아닌 날로 계산 방법을 Yuji하겠다는 지침을 내렸고, 항고포기 서면을 제출하지 않은 채 윤석열을 풀어줬다)
윤석열에게 세상은 얼마나 쉽고 우스웠을까?
그는 세상 사람 좋아 보이는 표정으로, 밖에 나와 환대하는 국민을 보며
'이 븅신 새끼들은 좆같이 해도 나한테 열광해 주는구나' 생각했을 것이다.
언론에서는 이번 대통령 탄핵이 이전 박근혜 때와는 달리 "오직 국민에 의한" 탄핵이었다며,
전 세계적인 민주주의의 불신과 붕괴에서 유일하게 민주주의를 지켜낸 사건이라며,
치켜세웠지만 우리는 앞으로 마주할 현실을 봐야 한다..
윤석열이 집권한 3년은 전 인류 역사에서 가장 빠르게 진행한 산업의 과도기였다. 이 시기에 우리나라는 현안에 대한 숙고를 포기하고 오로지 윤석열 탄핵을 위해 모든 자원을 쏟아부었다. 그 결과 전 분야의 산업 주도권을 빼앗긴 상태다. 바꿔 말하면
'우리나라는 심각하게 가난해질 것이다. 머저리 같은 지도자를 뽑은 대가로'
과장이라 생각하는가?
역대 정권에서 단 한 번도 감액한 적 없는, 즉 계속 증액만 해온 연구개발비(R&D) 예산을 삭감하였다. 우리나라 미래 먹거리의 싹을 밟은 것이다. 사유는 연구개발 카르텔 타파.. 미쳐도 단단히 미친 발언이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오르는 부동산 가격에 가계 부채는 늘어나고, 대출이자를 갚느라 내수 소비 시장은 축소되고 있다.
주식시장은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결하기 위해 코리아 벨류업(말로만) 프로그램을 추진했으나, 전 국민이 아는 주가조작범 김건희를 불기소 처분하였으며, 주주의 이익을 위하자는 상법 개정안은 거부당했다. 주식회사의 본질을 망각한 국내 주식시장은 이미 오래전 박살 났고, 그만큼 기업의 경쟁력은 약해졌다.
'국장탈출은 지능순'이란 말은 사실인 셈이다.
세계 1위였던 반도체기업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부문에서 1위인 TSMC와 격차가 너무 벌어져 따라잡기는커녕 뒤를 쫓는 경쟁업체에도 추월을 당하고 있다. (2년 전 개발 중이라던 칩은 아직 양산하지 못했다)
모바일은 어떤가? 아직도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은 갤럭시S가 최고라 생각하는가? 이미 중국에서는 갤럭시S를 뛰어넘는 모바일 기기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안타깝지만 정말 많다)
자동차 업계에선 현대자동차가 고군분투하고 있으나, 근시안적인 사업전략과 국제정세(관세)로 장기적인 전망이 어둡다 (현대자동차는 1위 기업도 아니다)
*근시안적 사업 전략에 대해선 추후 다루겠다
대표적인 IT기업 네이버는 이커머스화가 진행 중이며, 천운으로 얻은 글로벌 제품 라인(LINE)을 일본에게 빼앗겼다. 왜 기사화가 안 되는지 모르겠지만 정부는 전혀 협조하지 않고 있으며 곧 지분이 정리될 것으로 보인다. (https://news.nate.com/view/20250402n14739)
한 때 자랑스러웠던 우리 기업은 세계시장에서 도태되고 있다. 그리고 유니콘을 바라봤던 스타텁은 하나, 둘 파산하고 있다. 작년 티몬, 위메프, 알렛츠에 이어 최근 발란이 회생 신청을 했는데, 개인적인 의견으로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우리는 확실하게 선진국 반열에서 떨어져 나갈 것이고, 다른 개발도상국들과 경쟁해야 한다. 부모세대가 온전하게 희생하여 물려주고 싶지 않았던 가난을 지금 그리고 다음 세대도 똑같이 감당해야 한다. 이는 선진국이 되기 위함이 아니라, 후진국이 되지 않기 위한 치열한 몸부림일 것이다.
더 쓰자니 손이 힘들어서 그만하겠다 (인공지능 산업은 괴로워서 언급하지 않는다. 다른 거 다 망해도 이것 하나만 잡으면 생존할 수 있을 만큼 고부가가치 시장이지만 우리는 부스러기조차 먹을 수 없다)
나는 2023년 8월 '故 채상병 사망사건 수사 외압'과 2024년 2월 '의대정원 갈등'이 두 가지 사건 만으로도 윤석열이 국가를 이끌기엔 턱없이 부족한 역량과 심각한 도덕적 해이로 스스로 직을 내려놔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럴 생각이 전혀 없는 그를 강제로 끌어내리기까지 무려 1년이 넘는 시간이 걸렸고, 이를 위해 온 국민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싸우며, 맘 졸여 기다렸다 (이 기간 동안 정부 부처가 하나씩 망가졌다)
과연 민주주의의 승리일까?
아니다. 이겼지만 우리는 분명하게 졌다.
주문, 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
이 순간 많은 사람이 흘린 눈물은 목숨을 걸고 싸워 승리한 "안도감"과 무너진 국가 체계를 재건하고 그간 윤석열과 부역한 인물들을 숙청해야 하는 "암담함"이 교차하는 감정이었을 것이다.
대통령의 권한을 자신의 경제적 이득을 위해 사적으로 유용한 유치함, 그리고 그 권한을 독점하기 위해 외환을 유도하고 내란을 일으킨 파렴치한 윤석열의 이야기를 앞으로 정리해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