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극히 개인적인 의견
닭이 먼저일까? 달걀이 먼저일까?
이 익숙한 이 문장은 무려 2천 년 된 난제라 합니다 (이 글을 쓰면서 알았지만)
보통 우리는 '어느 것을 선택할 수 없는 상황(딜레마)'을 표현할 때 이 관용구를 사용합니다. 하지만 놀랍게도 이 질문에 답을 찾는 집착적인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들은 시대(고대, 중세, 근대)와 분야(생물학, 물리학, 통계학)에 따라 저마다의 논리도 답을 제시합니다.
그런데 창업에도 이와 비슷한 질문이 있습니다.
제품(또는 서비스)이 먼저일까? 영업(마케팅)이 먼저일까?
위의 질문은 제가 스스로 던진 질문입니다. 사업은 결국 무언가를 팔아 돈을 버는 경제활동의 수단입니다. 단순히 팔기만 해서는 생존할 수 없기 때문에 얼마나 많이 혹은 얼마나 효율적으로 파는지가 중요합니다. 저는 이런 흐름에서
무엇(What)을? 어떻게(How)?
라는 두 축을 세웠고, 이를 각각 제품과 영업으로 연결을 시켰습니다. 6년 전 처음 이 고민을 시작했을 때는 닭과 달걀처럼 상황에 따라 다르거나, 고를 수 없는 딜레마라고 생각했습니다.
"제품이 안 좋으면 팔리지 않으니 제품이 좋아야 해."
"좋은 제품을 만들어도 팔아 내지 못하면 의미가 없지."
두 단어는 서로의 꼬리를 물며 제자리를 맴돌았습니다.
하지만 최근 이 질문이 다시 떠올랐을 때, 저는 어느덧 확신 있는 답을 내리고 있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영업이 더 중요하다"입니다.
고객은 대개 영업의 과정보다 '눈앞의 제품'에 더 집중합니다. 내가 왜 이 제품을 사게 되었는지(영업적 설계) 고민하기보다, 구매한 제품 그 자체에 만족하거나 실망하는 데 익숙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창업가조차 '제품'이 본질이라는 착각에 빠지기 쉽습니다.
아래와 같은 두 사람이 있다고 해봅시다.
최고의 제품을 만들 수 있는 사람 vs. 무엇이든 팔 수 있는 사람
사업의 본질에 더 가까운 쪽은 어디일까요?
제품 그 자체로는 완전하지 않습니다. 아무리 위대한 발명품이라도 세상이 그 존재를 모른다면 가치는 '0'입니다. 업계의 교과서라 할 수 있는 제품들은 기획이 좋아서 성공한 것이 아니라 존재를 알리고, 매체를 활용해 사람들을 유입하고, 고객과 끊임없이 소통하며 완성된 것입니다. 즉, 최고의 제품은 '최고의 영업'을 전제한 것입니다.
반면 무엇이든 팔 수 있다면, 팔 것이 없다 하더라도 남들이 버리는 쓰레기를 주워 팔아 낼 것입니다.
위에서 사업은 '무언가를 팔아 돈을 버는 행위'라 정의했습니다. 좋은 제품은 영업을 수월하게 해주는 것이지 영업의 본질은 아닙니다. 결국 돈을 버는 힘은 영업력입니다.
영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월가의 늑대)'의 명대사를 기억하시나요?
이 펜을 저에게 팔아보세요 (Sell me this pen)
"이 펜은요. 정말 좋아요. 기능이.. (어버버)"
주인공은 0.1초도 더 듣지 않습니다.
이와 대비되는 장면이 있습니다.
주인공에게 영감을 준 친구는 무엇이든 팔아 내는 사람이었습니다.
주인공 : "이 펜을 팔아봐"
친구 : "혹시 냅킨에 이름 좀 적어줄 수 있어?"
주인공 : "팬이 없는데?"
친구는 펜을 건네줍니다.
무언가를 적어야 하는 상황을 통해 "없던 수요를 만드는 것"입니다.
누군가 창업했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제품이 '양말'이라면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양말? 그게 창업이야? 기능성 양말인가?' 이런 생각을 하시진 않나요?
하지만 저는 1인 기업으로 양말을 팔아 연간 12억 매출을 올린 대표님을 만난 적이 있습니다 (현재는 더 큰 회사입니다) 그분은 국내에선 저가로 치부되는 양말을 제값 받을 수 있는 해외 시장에 연결해 켤레당 1만 5천 원에 팔았습니다 (포지셔닝)
'영업'은 고객에게 물건을 떠넘기거나 접대를 통해 계약을 이끄는 일이 아닙니다. 시장의 수요를 만드는 최고 수준의 비즈니스 역량입니다. 사소한 제품 또는 서비스라도 영업 역량이 뛰어나다면, 생존 영역을 넘어서는 소득이 발생할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대표에게 가장 중요한 역량 중 하나는 "의사결정"입니다. 만약 결정 기준이 "사업체의 생존"이라면 우리는 지금이라도 뇌 구조를 바꿔야 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