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모든 연인들이 그렇듯
연애할 적엔 헤어질 때마다
"빨리 같이 살고 싶다." 고 노래를 했다.
보고싶을 때마다 전화기를 붙잡고 징징대지 않아도 되고,
데이트가 끝나도 헤어지지 않아도 되고,
매 끼니 걱정을 하지 않아도 맛있는 밥을 나눠먹어 줄 사람이 있는,
결혼이 하고 싶다고, 아니 해야겠다고 결심하게 된 건
5년 째 연애가 여물어가던 어느 늦은 봄 날이었다.
별다른 이유없이 겨울에 결혼을 하고 싶었다.
봄은 내 생일이 겹쳐서 싫고
여름은 너무 더워서 싫고
가을은 너도 나도 결혼해서 싫고 그러다 보니 겨울이었다.
그리고 어쩌면 우리의 결혼식에 하얀 눈이 내려줄 지도 모르는 일이니까.
소복히 눈이 쌓인 겨울의 신랑신부가 되고 싶었던 우리는 작년 12월 드디어 부부가 되었다.
하루에 열두번씩 싸우고 삐지고
이게 맞나? 생각이 들어 섭섭함에 미워지고,
그러다가도 서로 좋아죽는
알다가도 모를 신혼의 일상.
확실한 건
신혼은 혼자가 아니라는 것,
소소한 일상도 함께하는 행복을 채워주는 것.
슬픈일도 기쁜일도 어려운일도 재밌는 일도 함께 헤쳐나가야한다는 것.
그런 생각이 들때마다 역시 결혼하기 잘했어 하는 생각이 드는 시간, 신혼.
이 소중한 순간순간을 기록해나가려한다.
그리고 언젠가 서로에게 많이 익숙해지면 가만히 앉아 읽어보려한다.
우리의 시작이 얼마나 서툴렀는지, 우리의 시작이 얼마나 풋풋했는지 느낄 수 있도록.
문득 이 글을 읽는 당신의 신혼은 어떤 모습이었을지, 그리고 어떤 모습이 될지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