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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마그레이스 Aug 19. 2022

African Life

케냐인이었으면 좋겠어...

딸아이 만4세때 케냐에 왔다. 

처음 유치원에 갔을때는 

시소와 미끄럼틀, 구름사다리뿐이었다. 

놀 곳과 놀이기구가 있다는 것만으로

감사할 일이었지만,

날 것 그대로의 놀이기구는

다치지는 않을까 염려스러웠다. 

딸아이는 한달 내내 울었다.

교실앞에서 딸아이가 수업에 적응할 수 있도록

떠나지 않고 서성거렸다. 

그랬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7년이 흘러 이제 만11살이 되었다. 

케냐 친구들과 노는것이 매우 자연스럽고

케냐 학교에 다니는 것이 한국에서 1년동안 다녔던 것보다 편안해했다. 그래서 괜찮은 줄 알았다. 



사춘기가 돌입해서 였을까.

어느날 갑자기

"엄마 나는 내가 케냐인이었으면 좋겠어.

우리 학교에서 나만 한국인인게 싫어.

친구들이 나를 진정한 친구라기 보다는

한국인이여서 외국인이여서 관심을 갖는 것 같아.

그게 싫어." 


처음에 내가 케냐인이었으면 좋겠다는 말만 들었을땐, 심장이 덜컹했다. 

무슨일이 있었길래 저런 말을 할까 싶어서...

그런데 진정한 친구에 대해서라니...조금 안심이 된다. 얼마나 깊이 있게 고민하였을까...아이의 고민이 안쓰럽기도 했다. 


외국인으로 살아간다는 것이 어디 쉬운일이랴.

것도 학교에서 단 한명밖에 없는 다른 국적의 다른 피부색의 존재로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어려울까.

사실 나는 잘 모른다. 딸아이의 삶을 살아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저 케냐가 자기 나라인양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살아주는게 감사할 뿐이다. 


요즘 부쩍 딸아이는 진정한 친구에 대해 물어보고, 지금의 친구들이 베프인지 고민한다. 

이제서야 진정한 자아가 형성되고 있는 듯 하다.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고, 진정한 친구에 대해 고민하는걸 보니...

친구란, 국적과 색깔과 아무 상관이 없다고 말해준다. 

정말 좋은 친구를 만나기를

정말 좋은 친구가 되기를 

엄마는 간절히 기도할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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