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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마 김작가 Dec 17. 2023

건강한 꿀꿀함

이유는 모르겠는데, 기분이 꿀꿀해.

[건강한 꿀꿀함]


엄마,
나 이유는 모르겠는데 기분이 꿀꿀해.
우리 나쵸 먹으러 갈까?


수영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이안이의 제안에 우린 단골 bar로 향했다. 나쵸를 먹으며 별 쓸데없는 이야기를 나누는 우리.


이안, 많은 사람들이 있잖아. 그런데 어떤 사람이라도 누구나 기분이 꿀꿀할 때는 있잖아. 어떤 사람은 기분이 꿀꿀하면 아무 말도 않고  닫고 방에 들어가지. 어떤 사람은 누군가에게 꿀꿀한 이야기를 하며  기분을 전달하기도 하고. 엄마가 진짜 잘하는  뭔지 알아? 기분이 꿀꿀한데 이유를 모르겠으면 계속  이유를 생각하고 찾아. 문제는 그걸 찾으려면 계속 꿀꿀한 기분을  생각하고  생각해야 하지. 그래서 상관없는 너나 이도나 아빠에게  기분을 분출해서 이유 없이 짜증을 내면서 기분을 없애려고 .


그런데 넌 기분이 꿀꿀하다고 이야기는 하지만 전혀 엄마에게 그 기분을 전달하지는 않네? ‘꿀꿀하니까 맛있는 걸 함께 먹어야지.’라고 생각한 거야? 덕분에 엄마는  이렇게 맥주를 마시고 이도는 주스를 마시고. 꿀꿀함을 나누면 이렇게 즐거운 시간이 만들어질 수도 있구나 싶어. 되게 건강한 꿀꿀함이다.


이안, 엄마가 약속할게. 네가 꿀꿀할 땐 맛있는 걸 같이 먹을게. 네가 기분 나쁜 이유를 찾지 않게, 기분 나쁜 느낌에 집중하지 않게 할게. 이렇게 맛있는 걸 같이 먹으면서 기쁨으로 가자. 웃게 해 줄게.


이안, 너도 네 친구가 기분이 꿀꿀할 땐, 함께 맛있는 걸 먹어 줘. 알겠지?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너의 꿀꿀함을 나눠줘. 앞으로도 많이 맛있는 걸 함께 먹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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