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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마 김작가 Jan 25. 2024

일이란,  매번 불안과 긴장을 동반해야만 하는 걸까?

우리의 마음은 쓰는 방향으로 커진다고 합니다.


우리 올리브유는 
이탈리아 호흡에 맞추어주셔도 되어요.
느린 아름다운 철학을 
함께 패키지로 구입하는 거니까요.

희망으로 방향키를 옮기며

 

지난 4년간 올리브유 배송은 단 한 번도 예상대로 진행되었던 적은 없다. 매번 민주의 예상을 빗나간 사건들이 발생했다. 농장으로 이탈리아 운송업체로 한국의 통관업체 측으로 한국과 이탈리아의 시간을 가로지르며 독촉(?)을 하며 민주의 발은 동동거리느라 한 순간도 맘 편히 땅에 발을 딛지 못했다. 그런데 이번엔 참으로 신기하게 일정에 맞게 물 흐르듯 진행이 되고 있다. 오늘 농장에서 올리브유가 출고되었다. 지난 배송 때 파손 건이 유독 많았다. 물론 이탈리아에서 한국으로 한국에서 이동 중에 발생하는 파손을 막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래도 농장에서부터 한 번이라도 더 신경 써 주길 부탁했고, 농장 가족들이 하나하나 세심하게 확인했다. 이렇게 얼굴을 붉히는 일 없이 진행이 되기도 하는구나. 올리브유를 구입한 고객들에게 보낼 안내 메일을 쓰면서 아, 이런 날도 오는구나... 생각을 하다 문득, 이렇게 긴장을 늦추어도 되나? 하는 불안감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그런데
일이란,
 매번 불안과 긴장을 동반해야만 하는 걸까?


민주는 2023년 7월에 기록했던 6개월 동안 수영을 배우며 기록했던 글을 다시 읽어보았다.


불안을 원동력으로 한 열심은 건강하지 않았다. 끌어당김의 기적은 불안에도 어김없이 작동했다. 불안은 불안을 끌어모았다. 그렇게 나에게 쌓인 불안의 덩어리가 감당이 안 될 수준이 되었을 땐, 열심도 절정에 달했다. 불안을 해소하려 열심의 강도를 더할수록 아이러니하게 불안은 더욱 커져갔고 내 열심에 내가 치여서 정신을 차릴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때 깨달았던 것 같다. 이 열심을 그만두어야 불안을 멈출 수 있다는 것을.

_2023,7 [불행한 열 vs 고요한 열심] 중에서


불과 1년 전에도 민주는 같은 생각을 했다. 매번 새롭게 깨닫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같은 깨달음을 매번 새롭게 깨닫고 있었던 것이다. 한 번 깨달으면 몸과 마음에 체득이 되는 줄 알았는데 깨달음도 잊지 않게 깨닫기를 반복해야만 하는구나. 끌어당김의 마법이 가장 강력한 세계는 인스타그램이다. 어쩜 이 타이밍에 가장 완벽한 피드가 민주의 눈앞에 펼쳐졌다. 마케터 숭님의 영감노트 인스타그램 피드에 올라온 데스커 라운지 프로젝트의 선배의 편지이다.


인스타그램 @ins.note


우리의 마음은 쓰는 방향으로 커진다고 합니다. 희망 품기를 습관처럼 하면, 파산 후에도 다시 일어설 거란 희망을 품고, 불안감을 품기를 습관화하면, 아무리 사업이 커져도 불안하기만 합니다.

_황호님 [데스커 라운지 편지] 중에서


어쩌면 민주는 불안을 습관으로 한 성장만 경험해 보았는지도 모르겠다. 경험해보지 않은 세계는 당사자에겐 존재하지 않는 세계와 다름없다. 민주의 세계에 희망이 습관이 된 성장도 존재하게 해 보자.  


연륜이 쌓인다는 것은
마음을 쓰는 방향을 전환할 수 있는 지혜가 쌓인다는 뜻이 아닐까?  


경거망동 까지는 아니더라도 '무탈함과 순조로움' 그 자체로 감사하며 평온이란 감정을 누리는 순간을 굳이 거부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물론 예상치 못한 사건이 생길 수 있다. 운이 나쁜 것도 아니고 민주가 부족해서도 아니다. 사업이라는 생명이 살아나가는 동안 이건 자연의 이치이고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민주가 할 수 있는 일은 지난 4년이 자신의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그릇을 넓혀주었고 부족한 최선을 매워줄 사람들을 채웠던 시간이었음을 믿기로 마음의 방향을 정하는 것이다.


민주는 희망으로 방향키를 옮기며 메일을 마무리했다.


아직 한국으로 이동과 한국에서의 검역건이 남았지만, 긴장보다는 편안한 마음으로 감사함을 간직하며 앞으로의 일을 마무리하겠습니다. 4년 동안 매년 올리브유를 구입해 주신 고객분께서 이런 글을 남겨주셨습니다.

"우리 올리브유는 이탈리아 호흡에 맞추어주셔도 되어요.
느린 아름다운 철학을 함께 패키지로 구입하는 거니까요."

우리 올리브유가 이탈리아의 숨결과 아름다운 철학을 담아 출발합니다.
다음 주는 한국도착 소식을 전할게요. 오늘도 편안한 하루 보내세요.

ㅡ 로마의 아침을 담아, 로마가족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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