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에 들어가게 하겠지.
_이안 손목 다친 거 봤지? 넌 3년 가까이 체조하면서 다리를 귀에 붙이고 덤블링을 해도 다친 적이 없는데 이틀하고 손목을 다치고.. 그게 타고난 운동 재능이 없어서 그래. 운동 재능이 없으면 잘 다쳐.
_있으면?
_어떻게 넘어져야 안 다치는지 본능적으로 알지. 놀이터에 높이 올라가는 거, 넌 그거 보면 어딜 잡아야 안전한지 바로 알잖아. 이안은 그런 거 보면 올라가고 싶어 하지 않잖아. 운동도 다 싫어하고, 그게 운동 재능이 없어 그런 거거든. 운동 재능이 없으면 다칠 확률이 높으니까…
_음…. 난 다칠 확률이 한…50%라면…이안이는 한 90%라서?
_그게 뇌가 선택을 하게 하는 거지. 뇌는 안전하고 편한 선택을 하도록 만들거든? 그러니까 이안이 운동 재능이 없으니 놀이터에 올라가지 않고 운동은 안 하는 선택을 하게 하는 거지. 그런데 그런 선택을 하게 하려면 이안이에게 뇌가 어떤 생각을 하게 만들어야 할까?
_싫다는 생각?
_싫어한다고 생각하게 하고, 무서워하게 해서 겁쟁이로 만들겠지. 그리고 진짜 다치면, 이건 안전하지 않다고 확신하게 되고 더 겁쟁이로 만들겠지. 이안이가 지금까지 계속 그렇게 선택한 거고. 그런데 내가 타고난 운동재능이 없어, 그래서 뇌가 물에 들어가면 빠지거나 다칠 확률이 높으니까 수영하는 걸 무서워하게 생각하도록 하고 수영을 안 하는 선택을 하게 해. 그런데 그 선택에 따르지 않고 수영을 배우기로 해. 그러면 다칠 확률이 낮아질 것 아냐?
그러면,
뇌는 어떤 선택을 하게 할까?
_물에 들어가게 하겠지.
_편안하고 안전한 선택이 좋은 선택이라는 뜻은 아니니까… 불편하고 안전하지 않은 선택이 나쁜 선택이라는 것도 하니고.. 그런데 불편하고 안전하지 않은 선택을 해서 하나 둘 무서워하던 것을 안 무서워하게 되면….. 내 재능이 레벨업이 되겠지. 그래서 엄마는 이안이가 농구를 하겠다고 것이 진짜 멋지다고 생각해. 좋아하는 마음으로 안전하지 않은 선택을 한 거니까. 그래서 손목을 다쳐도 계속하면 이안이는 이제 운동 앞에 겁쟁이가 되지 않을 거야. 이도, 너도 그렇지 않아?
_뭐가?
_일기 쓰라고 하면 계속 안 하려 하잖아. 글로 쓰는 게 아니라 그림일기를 쓰겠다고 어떻게든 엄마를 설득하랴 하잖아. 엄마는 이도가 글 쓰는 재능이 약해서 글을 쓰려면 애를 써야 하니까 불편하고 힘들어서 편한 선택을 하려고 그런 것 같거든,
그런데 매일 뇌와 다른 선택을 하면
점점 레벨업이 되어서
글쓰기에 겁쟁이가 되지 않겠지.
_흠.. 그러면 이렇게 하자. 엄마가 내 가방을 망쳤잖아. 이상한 거 붙였다가 더 이상해진 거. 그거 엄마도 제대로 하려고 선택해 봐. 엄마가 해내면 나도 해낼게. 둘 다 레벨업을 하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