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네가 어른이 될 때까지 네 곁에 있을 거야.

공감하는 아이로 키우기

by 진아

사랑이가 바다거북 책을 들고 와서 읽어 달라고 했다. 함께 책을 읽는데 바다 거북이 육지로 올라와 알을 낳고 바다로 돌아가는 장면이 나왔다.



"랑아, 바다거북은 모래에 알을 낳아서 숨겨두고 바다로 돌아간대."

".. 엄마는?"

"그래, 엄마 바다거북은 알을 낳고 나면 '얘들아 건강하게 잘 자라서 무사히 바다로 오렴' 하고 먼저 바다로 간대."

".. 아기는?"

"아기 거북은 스스로 알을 깨고 나와서 혼자서 바다를 찾아가야 한대."

"어떻게 해..."

그때부터 슬슬 사랑이의 표정이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눈가가 빨개지는 것 같았다.

"랑아, 드디어 아기 거북이들이 알을 깨고 나왔대."

"엄마는?"

"엄마 거북은 아까 바다로 돌아갔잖아."

"아기는?"

"아기 거북이들은 스스로 바다를 찾아 가야 한대. 그런데 가는 길에 게나 새한테 잡아 먹힐 수도 있대."

"어떡해... 죽어?"

"잡아먹히면 죽는 거지."

"어떡해..."



사랑이의 눈가가 눈에 띄게 빨개졌다. 입꼬리도 씰룩씰룩한 게 정말로 곧 눈물을 쏟을 것 같았다. 깜짝 놀랐다. 표정이 어두워지는 건 알고 있었지만, 정말로 눈물을 흘릴 만큼 슬퍼한다니!



"사랑아, 울어? 눈물이 날 것 같아?"


사랑이는 내 말에 이내 안 운 척하더니 갑자기 점프를 하고 다른 장난을 치면서 애써 눈물을 참으려 했다.


"랑아, 슬플 때는 우는 거야. 울고 싶은 걸 참을 필요는 없어. 눈물이 나면 울면 돼."

"..."

"우리 사랑이가 벌써 커서 바다거북이 이야기에 슬퍼할 줄도 알고, 정말 다 컸네!"

"엄마, 다시 읽자."



마음이 진정되었는지 다시 책을 읽어달라고 해서 함께 바다거북 책을 마저 읽었다.



"엄마, 엄마 거북이가 아기 거북이를 데리고 같이 바다에 가면 좋겠는데..."

"그렇지? 아기 거북이들끼리 바다를 찾아가니까 위험한 일이 너무 많다."

"응. 엄마 거북이가 아기 거북이 지켜주면 좋겠어. 위험한 것도 막 막아주고."

"그러게.. 엄마도 그랬으면 좋겠네. 대신 엄마는 사랑이가 클 때까지 꼭 결이 지켜줄게."

"혼자 안 가고?"

"그럼, 당연하지!"



그렇게 힘껏 껴안아 주었다. 얼마 전에 연어 이야기를 읽으면서도 암컷 연어가 알을 낳고 힘이 빠져 모두 죽는다는 부분에서 엄청 슬퍼하며 아파하던 아이였는데……. 사랑이는 엄마가 아기를 지키지 못하는 상황이 아주 슬프고 견디기 힘든 모양이다. 지금 자기에게 온 우주가 엄마이고, 아빠이니 어쩌면 당연한 일이지만 그걸 그렇게 느끼고 감정을 표현할 수 있음에 놀랍고 또 감사하다.



"엄마, 우리 자동차 놀이 한 번만 하고 어린이집 가자."

"그래 그러자!"

"엄마 폴리가 아기 폴리 지켜줘."

"응?"

"엄마 폴리가 아기 폴리 바다까지 데려다준대."

(손에는 큰 폴리와 작은 폴리가 쥐어져 있었다. 아마도 거북이 이야기가 슬퍼서 자기 원하는 대로 이야기를 바꾸고 싶었던 모양이다. 그렇게 위로받고 싶었던 것 같다. 큰 폴리는 엄마 폴리, 작은 폴리는 아기 폴리라면서 저 멀리 바다까지 엄마 폴리가 아기 폴리를 데려다준단다.)

"그래, 그렇구나. 그럼 엄마가 아기 폴리 할까?"

"응."

"아기 폴리가 바다를 찾아갑니다~ 어? 랑아, 여기 게랑 새가 아기 폴리를 잡아먹으려고 해!"

"어디? 안돼!! 엄마 폴리가 지켜줄 거야!"

"우와, 멋지다. 엄마 폴리!"

"엄마, 여기가 바다야. 여기 같이 도착해."

"그렇구나. 이렇게 같이 있으면 아기 폴리도 무섭지 않겠다."

"응. 엄마 폴리가 지켜줄 거야."

언제나 함께 있을 거라는 엄마폴리와 아기폴리


그렇게 우리는 함께 엄마 폴리와 아기 폴리를 나란히 세워두고 등원 준비를 했다. 사랑이는 기분 좋게 등원을 했고 나는 아이의 표정과 말이 머릿속을 맴돌아 잊기 전에 이 마음을 글에 담는다.



공감하고 표현하는 아이로 키우는 일이 쉽지는 않지만, 잘 자라고 있는 아이를 보며 뿌듯하고 기특하며 대견하다. 아이에게 더 많이 표현하고 아이의 마음을 더 많이 읽어줄 수 있는 엄마가 되어야겠다.


아이가 자랄수록, 엄마도 이렇게 자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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