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첫 쓰레기 줍기는 아주 사소하게 시작되었다. 놀이터에서, 장미가 많이 피어있는 공원에서, 자주 그리고 가끔 쓰레기 줍기 놀이를 했다. 길거리의 쓰레기를 청소하는 것은 환경미화원이 하는 일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어느새 아이와 함께 할 수 있는 재미있는 놀이가 되었다. 오로지 놀이를 위한 ‘쓰레기 줍기’였다.(40쪽)
나에게 아이들을 돌보는 일은 무엇보다 소중하고 값진 일이다.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마음을 단단하게 만드는 시간이 행복하다. 아이들과 함께 산에 오르고, 바다에 머물면서 ‘나를 위한 평화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한다. 다시 내려와야 하는 길을 올라가고, 보이지 않는 길을 걸어가는 것이 인생 아닐까?(48쪽)
물건을 줄인 후, 앞으로의 인생은 내 마음대로 살 수 있겠다는 해방감이 느껴졌다.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며 살아가던 삶이 좋아하는 것들로 채워가는 삶으로 변화하고 있었다. 과도한 소유가 우리에게 행복을 선물하지 않는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앞이 보이지 않고 많은 것이 불분명했던 삶에 희망의 빛이 살포시 내려앉고 있었다.(68쪽)
내가 사용하는 물건, 내가 버린 쓰레기가 나를 대신한다고 생각하니 물건을 함부로 살 수 없었다. ‘비록, 나 하나만’이라도, 최소한 ‘나’라도 바뀌고 싶었다.(106쪽)
아이의 말에, 나 역시 쓰레기로 가득 찬 세상에 한몫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니 부끄러웠다. ‘사람이 태어나서 쓰레기를 만들고 가는 일은 있어도, 줄이고 가는 일은 없다’라는 말도 생각났다. 앞으로 어떤 삶을 살아야 할지 고민이 깊어졌다. 10년, 20년 후의 미래에 대해서 생각해 본 적 없지만, 아이들이 맑은 공기와 푸른 하늘을 볼 수 있는 시간이 많았으면 좋겠다. (141쪽)
내가 지나가는 길이 아름다워 보일 때까지 허리를 굽히고 또 굽혀 작은 소망의 씨앗들을 심어 본다. 내 행동의 씨앗들이 바람에 날려 지금보다 깨끗한 세상이 될 것 같은 희망에 살며시 미소가 지어졌다.(181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