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쓰는 삶을 살겠다고 다짐한 탓일까. 겪고 싶지 않은 인생의 이벤트에 당첨이 되고야 말았다. (이건 자책하는 멘트는 절대 아니다. 공교롭게도 첫 출판을 앞두고 불과 얼마 전에 그런 다짐을 한 터였는데, 생에 큰 사건을 겪게 되면서 그냥 툭, 튀어나온 말이다.)
지난 8월 14일, 둘째가 어린이집에서 코로나에 감염되었다.
같은 어린이집 학부모의 확진, 아이의 확진, 그리고 전파, 우리 둘째의 감염, 이후의 상황까지. 몇 년 같은 며칠이 흘렀다. 오늘에야 조금씩 생각이 정리되었다. 자연스럽게 기록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글 쓰는 삶을 살아야 할 운명이니까.
개인적인 공간에 기록하고 넘어갈까 고민도 했으나, 분명히 나처럼 코로나의 일격을 피하지 못한 '엄마' 혹은 '아빠'가 어딘가에 있을 것이고. 그들에게 조금의 위안을 전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의 부모가 아니더라도, 코로나에 확진된 사람들 혹은 밀접접촉자들은 누구나 건너갈 감정의 강을 차례로 건너는 중이라 그런 부분도 의미 있는 기록이 되지 않을까 싶었다. 물론 그 모든 과정에서 가장 위안받을 존재는 나라는 확신이 있기도 했다.
적어도 일주일에 서너 편의 글을 올리다, 갑자기 아무 말도 없이 사라져 버린 나를 걱정해주시는 동료 작가님들이나 구독자분들이 있지도 않을까 하는 생각도 글을 쓰는데 힘이 되었다. 그분들에게 나의 아픔을, 고통을, 고민을 토로하고 위안받은 긴 시간 덕분에 용기 낼 수 있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둘째는 별다른 증상 없이 생활치료센터에서 나와 함께 격리생활 중이다. 결론을 말씀드리지 않고 글을 올리기 시작하면, 너무도 큰 걱정을 안겨드릴 것 같아서 미리 말씀드린다. 앞으로 더 이상의 이벤트가 일어나지 않는다면, 아이가 코로나 완치 판정을 받고 일상으로 복귀하는 그날까지 매일 글을 써볼 생각이다.(아, 물론 아이 컨디션에 따라 하루쯤은 건너뛸 수도 있다.) 혹시 이 매거진의 글이 3일 연속 올라오지 않는다면 조금만 더 마음을 내어 기도해주십사, 이기적인 부탁을 드려본다.
코로나에 감염되고 이곳(생활치료센터)에 입소하기까지의 과정과 앞으로의 생활을 전하는 글이기도 하겠지만, 그 과정에서 느끼고 생각한 바를 정리한 글이기도 할 것이다.
'코로나 시국'이라는 끝이 보이지 않는 긴 터널의 한가운데에서, 오늘을 기록해보려 한다.
*이런 이유로 다른 작가님들의 글은 읽을 여유가 전혀 없어서 부득이하게 읽지 못하고 있어요.
작가님들, 죄송해요. 여유를 되찾으면 그때부터는 열심히 읽으러 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