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얼마나 좋은 아빠인지 등급으로 나눌 수 있다면 당신은 어디쯤 위치한다고 생각하는가?
‘워킹맘’이라는 말이 있다. 초록색 창에 검색하면 바로 그 뜻을 명확하게 알려준다. 워킹맘,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여성. 더할 나위 없이 깔끔한 설명이다. 검색 후에는 연관 검색어에 상대되는 말 ‘워킹대드’가 나타나면 클릭 한 번으로 뜻을 찾으려 했으나 나오지 않는다. 이상하다. 아주 귀찮지만 다시 열심히 키보드를 두드려 본다. <워킹데드:좀비로 가득한 세상에서 살아남은 생존자들의 사투를 드린 드라마>. 눈을 의심하게 된다. 오탈자를 자동으로 인식하여 적절하게 고쳐서 찾아주는 기능에 의해 ‘워킹데드’를 검색한 결과가 나왔다. 이게 워킹대드의 적나라한 현주소다.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남성의 존재가 좀비의 존재보다도 더 비현실적이라는 게 우리 사회의 현실이다. (35쪽)
사람이 변하는 지점은 위기를 느꼈을 때다. 위기를 느끼기 위해서는 때론 자극적인 방식이 필요하다. 난 의식의 변화 없이 절대 이 편함을 놓치고 싶지 않을 대부분의 아빠들의 마음을 흔들어 놓고 싶다. 그들이 여러 이유는 대며 피해왔던 질문들을 던지며 아빠에 대한 고민을 시작하게 하고 싶다. 아빠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그런 마음속 깊이 있는 이야기 말이다. (157쪽)
아빠가 된다는 것은 무엇인가?
어떤 아빠가 되고 싶은가?
아이가 어떻게 자라길 바라는가?
아이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가?
아이와 어떤 관계를 맺기 원하는가?
나와 내 아이가 지금 이대로 지내도 괜찮은가?
우리는 자신에게 이런 질문들을 건네며 시작해야 한다. (159쪽)
더 이상 원망만 하지 말자. 더 이상 미루지 말자. 그리고 더 이상 모른 척하지 말자. 우리부터 변해야 우리 다음도 변한다. 여기서 우리는 이곳에 있는 모든 ‘우리’다. 결국 이 사회의 변화는 우리 모두가 해야 한다. 모두의 관심과 행동이 필요하다. 우리가 아이에게서 아빠의 자리를 되찾아 줄 수 있다. 이 책은 ‘부모만을 위한 육아서’에 그치지 않고 ‘우리 모두를 위한 교양서’를 꿈꾼다. 사회를 바꾸는데 필요한 모두를 위한 책이 되길 바란다. 많이 읽히고 많이 불편하게 만들어야 한다. 변화는 그렇게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194쪽)